/사진=티빙 중계 화면 영상 캡처
/사진=티빙 중계 화면 영상 캡처
KBO(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프로야구 온라인 중계권을 독점하며 모바일 유료 방송을 개시하기로 했던 티빙이 시작부터 삐걱대는 모습이다.

티빙은 22일 올해 프로야구 개막전을 하루 앞두고 진행한 미디어데이를 생중계했다. 하지만 생방송 중 방송이 끊기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향후 중계방송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티빙 측은 한경닷컴에 "미디어데이 송출사의 장비 세팅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며 "티빙 서버, 트래픽 등 중계 플랫폼 오류는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확한 경위는 KBO를 통해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미디어데이 행사에는 국내 10개 프로야구 구단의 감독들과 대표 선수들이 참석해 이번 시즌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평일 오후 시간대에 중계방송이 중단될 정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앞으로 이런 중계방송을 돈을 내고 봐야 하냐"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해까지 연 1000억원씩 적자를 보던 티빙은 부진을 타개할 방안으로 프로야구 중계를 택했다. 2024~2026년 KBO리그 유무선 중계 권한을 따내면서 총 1350억원을 지불하기로 했다. 연간 450억원 규모다.

이는 지상파 3사의 중계와는 별도로 티빙은 이번 계약을 통해 뉴미디어 분야 KBO 리그 전 경기(시범경기, 정규시즌, 포스트시즌, 올스타전 등) 및 주요 행사의 국내 유무선 생중계, 하이라이트, VOD 스트리밍 권리, 재판매 할 수 있는 사업 권리를 2026년까지 보유한다.

하지만 지난 9일 프로야구 시범경기 첫 중계를 시작한 이후 티빙의 미흡한 중계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네이버에서 무료로 볼 수 있던 중계를 유료로 봐야 하는 것도 불만이지만, 부실 중계에 하이라이트 영상 등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반응이다.

티빙은 프로야구를 독점 중계하면서 일일 이용자 수가 부쩍 증가하는 등 효과를 보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시범경기 중계 첫날인 9일 티빙 앱 일일 이용자 수(DAU)는 전날 대비 13.2% 오른 184만6914명을 기록했다. 이는 넷플릭스(267만1150명)에 이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하지만 관심을 충성도 높은 이용자로 흡수하진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메인 스폰서인 신한은행 로고를 가리는 초보적인 실수를 비롯해 느리게 업로드되는 하이라이트 영상, 전후 설명 없는 플레이 편집, 끝내기 세리머니나 캐스터의 정리 멘트 등을 삭제하는 '야알못'(야구를 알지 못하는) 편집으로 지적받았다.

심지어 제목은 드라마처럼 1화, 2화, 3화 등 번호를 붙여놔 찾기 어려웠고, 야구 규칙을 모르는 듯 세이프(SAFE)가 아니라 세이브(SAVE)라고 적는가 하면 '22번 타자 채은성'처럼 타순 번호가 아닌 등번호로 선수를 소개하는 등 이전까지 보지 못한 야구 영상을 선보였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최주희 티빙 대표는 지난 12일 KBO 리그 중계 기념 'K-볼 서비스 설명회'에서 "시범 중계 서비스가 미흡했던 점은 충분히 공감·인지했고, 더욱더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며 "본 시즌에는 반드시 제대로 된 서비스로 찾아뵙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안정된 운영을 약속한 지 열흘 만에 방송사고가 발생하면서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