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량 줄이고 양질의 교육 제공해야"…전공의 처우개선 토론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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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노동 없게…"수련시간 정확히 계측하고, 교육목표 명확히 해야"
"전공의 논의에 전공의 없다" 지적에 복지부 "홍보 미흡 죄송"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며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을 달래기 위해 정부가 전문가들과 함께 전공의 처우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전공의 절반은 여전히 법정 상한 근로시간인 주당 80시간을 초과해 일을 한다며, 이들의 실제 근무시간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노동자인 동시에 피교육생인 전공의들이 양질의 임상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수련 기회 제공을 체계화하고, 수련기관 간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전공의 처우개선 논의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발제를 맡은 고든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017년 말 개정 전공의법이 시행되면서 전공의 주당 평균 수련시간은 77.7시간으로 줄어들었고 전공의 피로도 감소뿐만 아니라 환자 안전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평균 근로시간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법정 근로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수련기관이 존재하고, 연차와 전공과목, 수련기관에 따른 편차가 존재한다"며 "전공의 52%는 주당 80시간 넘게 수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지적했다.
전공의는 의사 면허를 받았지만, 특정 과목의 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련병원에서 '일하는 동시에 교육받는' 인턴과 레지던트다.
이들은 수련병원에서 전문의들의 지도하에 수련교육을 받으며 수술 보조, 응급실 운영, 진료 보조, 당직근무 등 다양한 업무에 투입된다.
전공의들은 과거 주당 90시간 이상 일했지만, 개정 전공의법이 2017년 12월부터 시행되면서 법정 최대 근무시간은 주당 80시간으로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긴 근로시간과 최대 36시간의 연속 수련시간, 최저임금 수준의 보상 등을 이유로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고 부연구위원은 의료현장에서 전공의들이 '그림자 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적 제한으로 근무표나 근무시간을 기록하는 시스템상으로는 주당 80시간이라는 근무시간이 지켜지고 있지만, 실제 근무시간이 이를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며 "응급수술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전문과목을 전공하거나, 저연차 전공의일수록 법정 수련시간이 지켜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제 수련시간 현황을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 부연구위원은 "수련병원에서 수련시간을 계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평균 수련시간을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근무시간 입력과 신뢰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한된 수련시간이 전공의 수련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전공의 교육 프로그램의 목표와 내용을 체계화해야 한다고는 의견도 나왔다.
고 부연구위원은 "전무의 취득 시 필요한 역량을 명확히 제시하고, 전공의와 이들을 가르치는 지도전문의, 수련병원이 목표를 공유하고 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도전문의들이 전공의 지도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지도전문의를 실질적인 제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최호진 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는 "근무시간도 중요하지만 생각해야 할 것은 수련 교육 프로그램"이라며 "그간 의료현장에서 전통적인 방식의 도제식 방식에 변화가 있었나.
지금으로서는 전공의들이 원하는 정도 수준의 전문성을 확보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공의 처우 개선이 필요함에도 지금껏 정부와 선배 의사들이 제때 나서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성순 인제대일산백병원 병원장은 "지금 전공의들이 떠난 상황은 남편이 육아나 집안일을 하나도 안 해서 와이프가 집을 나간 꼴"이라며 "정부와 (선배) 의사들이 이전부터 충분히 노력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승우 보라매병원 전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일부 수련병원에서 벌어지는 전공의 폭행 문제를 지적하면서 "폭행에 가담한 병원과 지도전문의는 수련 교육에 참여할 수 없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당사자인 전공의들이 정작 이날 토론회가 열리는지도 몰랐다는 지적이 나왔다.
류옥하다 전 가톨링중앙의료원(CMC) 인턴 비대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전공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논의에 전공의들이 없었다"며 "마치 지주들이 모여 노비들의 처우 개선을 고민하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오늘 토론회는 매주 진행하는 의료개혁 토론회의 연장선상에서 진행한 것"이라며 "홍보가 제대로 안 된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범사업을 통해 최대한 빨리 전공의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등 근무환경을 개선해나가도록 하겠다"며 "이와 함께 양질의 수련이 가능하도록 수련 체계 개편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전공의 논의에 전공의 없다" 지적에 복지부 "홍보 미흡 죄송"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며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을 달래기 위해 정부가 전문가들과 함께 전공의 처우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전공의 절반은 여전히 법정 상한 근로시간인 주당 80시간을 초과해 일을 한다며, 이들의 실제 근무시간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노동자인 동시에 피교육생인 전공의들이 양질의 임상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수련 기회 제공을 체계화하고, 수련기관 간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전공의 처우개선 논의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발제를 맡은 고든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017년 말 개정 전공의법이 시행되면서 전공의 주당 평균 수련시간은 77.7시간으로 줄어들었고 전공의 피로도 감소뿐만 아니라 환자 안전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평균 근로시간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법정 근로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수련기관이 존재하고, 연차와 전공과목, 수련기관에 따른 편차가 존재한다"며 "전공의 52%는 주당 80시간 넘게 수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지적했다.
전공의는 의사 면허를 받았지만, 특정 과목의 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련병원에서 '일하는 동시에 교육받는' 인턴과 레지던트다.
이들은 수련병원에서 전문의들의 지도하에 수련교육을 받으며 수술 보조, 응급실 운영, 진료 보조, 당직근무 등 다양한 업무에 투입된다.
전공의들은 과거 주당 90시간 이상 일했지만, 개정 전공의법이 2017년 12월부터 시행되면서 법정 최대 근무시간은 주당 80시간으로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긴 근로시간과 최대 36시간의 연속 수련시간, 최저임금 수준의 보상 등을 이유로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고 부연구위원은 의료현장에서 전공의들이 '그림자 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적 제한으로 근무표나 근무시간을 기록하는 시스템상으로는 주당 80시간이라는 근무시간이 지켜지고 있지만, 실제 근무시간이 이를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며 "응급수술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전문과목을 전공하거나, 저연차 전공의일수록 법정 수련시간이 지켜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제 수련시간 현황을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 부연구위원은 "수련병원에서 수련시간을 계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평균 수련시간을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근무시간 입력과 신뢰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한된 수련시간이 전공의 수련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전공의 교육 프로그램의 목표와 내용을 체계화해야 한다고는 의견도 나왔다.
고 부연구위원은 "전무의 취득 시 필요한 역량을 명확히 제시하고, 전공의와 이들을 가르치는 지도전문의, 수련병원이 목표를 공유하고 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도전문의들이 전공의 지도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지도전문의를 실질적인 제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최호진 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는 "근무시간도 중요하지만 생각해야 할 것은 수련 교육 프로그램"이라며 "그간 의료현장에서 전통적인 방식의 도제식 방식에 변화가 있었나.
지금으로서는 전공의들이 원하는 정도 수준의 전문성을 확보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공의 처우 개선이 필요함에도 지금껏 정부와 선배 의사들이 제때 나서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성순 인제대일산백병원 병원장은 "지금 전공의들이 떠난 상황은 남편이 육아나 집안일을 하나도 안 해서 와이프가 집을 나간 꼴"이라며 "정부와 (선배) 의사들이 이전부터 충분히 노력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승우 보라매병원 전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일부 수련병원에서 벌어지는 전공의 폭행 문제를 지적하면서 "폭행에 가담한 병원과 지도전문의는 수련 교육에 참여할 수 없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당사자인 전공의들이 정작 이날 토론회가 열리는지도 몰랐다는 지적이 나왔다.
류옥하다 전 가톨링중앙의료원(CMC) 인턴 비대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전공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논의에 전공의들이 없었다"며 "마치 지주들이 모여 노비들의 처우 개선을 고민하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오늘 토론회는 매주 진행하는 의료개혁 토론회의 연장선상에서 진행한 것"이라며 "홍보가 제대로 안 된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범사업을 통해 최대한 빨리 전공의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등 근무환경을 개선해나가도록 하겠다"며 "이와 함께 양질의 수련이 가능하도록 수련 체계 개편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