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전공의 처우 개선 전문가 토론회’에서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최혁 기자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전공의 처우 개선 전문가 토론회’에서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최혁 기자
정부가 지역의료 강화를 위해 전공의의 비수도권 배정 비율을 45%에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의대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도 40%에서 60%로 높인다.

정부는 21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지역의료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전날 정부가 의대 증원 인원 2000명의 82%를 비수도권 대학에 배정한 것에 맞춰 이들이 지역에 남아 장기 근무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골자다.

먼저 정부는 현재 45% 수준인 전공의의 비수도권 배정 비율을 50%로 높여나갈 방침이다. 지금은 40%인 의대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도 60% 이상 수준으로 높인다. 비수도권에서 공부한 학생이 그 지역의 의대에 입학하거나 지역 내 병원에서 수련하면 해당 지역에 남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수도권에서 전공의 수련을 한 의사가 비수도권에 남을 확률은 수도권 전공의에 비해 최대 12.41배 높았다. 의대 졸업 지역이 비수도권이면 지역에 남을 확률도 두 배에 달했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현재 1700명 수준인 국립대병원 전임 교원을 2027년까지 1000명 이상 증원한다. 지역 내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 지역에서 수련한 의사들의 선택지를 확대하는 것이다. 지역 내 필수의료 분야에서 장기 근무하는 의사에게 높은 보상을 하고 주거·교육 등 정주 여건을 지원하는 계약형 필수의사제 도입도 속도를 낸다. 정부는 다음달 구성될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이들 대책의 구체적인 방안을 최우선으로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지역 인재가 지역에서 수련하고 근무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날 의료계 전문가들과 토론회를 열고 전공의 처우 개선 방안에 관한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고든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전공의 근로시간은 주당 77.7시간으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선진국과 비교하면 길다”며 “현재 80시간인 주당 근로시간과 36시간의 최대 연속 근로시간을 단계적으로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