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가족 사는 32평 아파트에 17명 넣은 것" 의료계 비판에 "평수 늘리면 돼"
"이번 증원으로 충북에 의과대 3∼4개 더 생긴 효과…치료 가능 사망률 전국 1위 멍에 벗을 것"
"전국 우수 인재 수백명 충북에 온다…이보다 실효성 있는 균형발전 있었나"

"앞으로 늘어날 의대생들이 본격적인 의학교육을 받기 전까지 남은 약 3년 동안 교육 시설과 인력을 차질 없이 보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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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본과 진학 전까지 향후 3년이면 시설·인력 보완 충분"
교육부가 전날 발표한 의대정원 증원 배정에서 전국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충북의 김영환 도지사는 2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의료계 일각에서 시설과 교육 인력 문제를 들어 증원에 우려를 표하는 데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육부가 전날 발표한 의대정원 배정 상황을 보면 충북대(청주)는 기존 49명에서 200명, 건국대 글로컬캠퍼스(충주)는 40명에서 100명으로 증원된다.

충북지역 전체 의대정원이 211명 늘어난 300명이 되는 것이다.

특히 충북대 증원폭은 4배 이상으로 전국 최대를 기록했다.

김 지사는 "지금 기준으로 볼때 충북에 의과 대학이 3∼4개가 더 생기는 셈"이라며 "도지사로서 충북이 치료가능 사망률 전국 1위라는 멍에를 벗고 대한민국 의료개혁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큰 폭의 증원에 대해 의료계 일각에서는 '4인 가족이 사는 32평 아파트에 17명을 집어넣겠다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평수를 늘릴 시간은 충분하다"고 답했다.

그는 "내년에 입학하는 의대생은 예과 2년 동안 인문학과 교양과목 등 기초교육을 받고 본과 1학년에 올라 해부학, 조직학, 생화학, 생리학, 병리학 등 본격적인 의학교육을 받기 시작한다"며 "이때까지 3년이라는 시간은 충분하고, 정부가 20년 전부터 시행해 온 MRC(Medical Research Center)의 예산과 인력을 대폭 확대해 대학 내 교육 시설과 인력을 보완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충북도 역시 중앙정부·대학과 함께 의대에서 차질 없는 교육과 실습이 이뤄지고, 충북대병원과 건국대 충주병원이 서울의 5대 주요병원을 능가하는 종합병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행정·재정적 지원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영환 "본과 진학 전까지 향후 3년이면 시설·인력 보완 충분"
김 지사는 의료계에서 우려하는 해부용 시신 부족 문제에 대해서도 보완책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 부부는 세상을 뜨면 시신을 충북의 두 대학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면서 "해부학 교실의 시신을 1년에 100명 이상 더 기증받는 운동을 전개해 대학에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의대정원 확대가 충북의 열악한 의료환경 개선은 물론 지역균형발전과 교육개혁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김 지사는 "청주 오송을 산·학·연·병원이 집적화된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로 육성하는 2조원대 국책사업인 'K-바이오 스퀘어 조성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이곳에 들어설 카이스트(KAIST) 바이오캠퍼스의 역량과 충북대·건국대의 임상 의과학자가 힘을 합치면 희귀병 치료와 신약개발 의료사업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그동안 매년 수백명의 우수인재가 충북을 빠져나갔는데, 이제 전국의 이공계 과학도가 충북으로 유학을 오게 될 것"이라며 "이보다 더 실효성 있는 국토 균형발전 및 지방분권 정책이 여태껏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김 지사는 끝으로 "서울에 5대 주요병원이 모여 전국 모든 환자를 블랙홀처럼 빨아올리는 이런 기형적인 의료 독점 카르텔을 깨지 않고는 지역의료니, 출산율 제고니, 귀농귀촌이니 모두가 공염불이 될 것"이라며 "의료개혁의 첫발을 내디딘 지금 충북이 중심에 서서 지역병원을 세계적인 병원으로 만들고, 청주공항과 연계한 의료관광의 길을 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