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이 2주 새 보류지 매각가를 최대 1억5000만원 올렸다.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소송 등에 대비해 일반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주택이다.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회복할 조짐을 보이자 보류지 몸값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따르면 개포1단지 조합은 지난 15일 보류지 6가구의 최저 입찰가격을 높여 재공고했다. 지난 4일 매각가를 낮춰 공고한 지 2주 만에 다시 가격을 높였다. 당시 매각 대상이었던 보류지 16가구의 매각가를 지난해 11월보다 1억5000만원 내려 책정했다.

보류지 매각은 최저 입찰가를 조합이 정하면 해당 가격부터 시작해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남아 있는 보류지 6가구는 모두 전용면적 59㎡다. 지난 4일 매각가가 21억원이었던 151동 16층은 22억5000만원으로 1억5000만원 올렸다. 지난해 11월 공고 당시 입찰 기준가와 같다.

151동의 다른 두 가구는 각각 21억5000만원, 22억원으로 2주 전보다 매각가를 각각 5000만원, 1억원 높였다. 154동 보류지도 한 가구는 5000만원, 남은 두 가구는 1억원 올려 공고했다. 개포동 인근 A공인 관계자는 “6가구 중 1가구는 이미 나간 것으로 안다”며 “시세를 반영해 가격을 올렸는데도 문의가 계속 오고 있다”고 말했다.

‘비싼 몸값’에 유찰을 거듭하던 강남권 고가 보류지도 속속 매각이 마무리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보류지 16가구는 지난달께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는 지난해 9월부터 보류지 매각을 진행했지만, 부동산 매매시장이 얼어붙으며 잇따라 유찰됐다. 지난해 11월 3차 공고 기준 최저입찰가는 전용 59㎡ 28억원, 전용 185㎡는 101억원이었다. 2차 공고 대비 5~20% 낮춘 가격이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