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억이 가성비 단지?…800가구 이상 대단지 '용산e편한세상'
원효로1동과 효창동 일대 아파트는 서울 용산구에서도 ‘가성비’ 좋은 단지로 꼽힌다. 전통적 부촌인 이촌동과 용산역 일대 초고층·대형평형 주상복합에 상대적으로 가려져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용산구 내 개발 호재가 잇따르는 만큼 원효로1동 주변 단지도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중 ‘용산e편한세상’(법정동 신계동)은 준공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주변 단지 매매가를 웃돌고 있다. 500가구 안팎의 중소규모 주상복합 단지가 대부분인 원효로 1동에서 대단지 아파트에 속한다.

준공 13년 차에도 튼튼한 매매가

신계1지구를 재건축한 ‘용산e편한세상’은 2011년 입주를 시작했다. 총 867가구로 이뤄져 있어 인근 단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바로 앞에 있는 ‘용산리첸시아’(260가구), ‘용산KCC 웰츠타워’(232가구), ‘용산더프라임’(559가구) 등은 모두 주상복합이다. 신계동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앞역을 중심으로 대단지에 속하는 아파트는 용산e편한세상과 도원삼성래미안(도원동)뿐”이라며 “시세가 인근 신축 단지보다 1.5배 정도 높고 손바뀜도 잦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용산e편한세상 전경
용산e편한세상 전경
이 단지의 전용 84㎡(2층)는 지난 1월 17억원에 매매됐다. 해당 가구가 저층부인 점을 감안하면 전용 84㎡는 18억원 안팎으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 지난해 11월 같은 면적은 18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2월(15억9000만원)보다 3억원 가까이 올랐다. 인근 신축 단지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2019년 준공된 효창동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 전용 84㎡의 가장 최근 거래는 지난해 3월이다. 16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역이 많은 게 장점 중 하나다. 도보로 10분 거리에 6호선 효창공원앞역이 있다. 다만 효창공원역까지는 약간 경사가 있는 편이다. 15분 거리에는 삼각지역(지하철 4·6호선)과 용산역(1호선)이 있다. 공덕, 영등포, 여의도 등 업무지구로 이동하기 용이해 직장인이 거주하기 편리하다.
신계역사공원
신계역사공원
후문은 경의선 숲길과 맞닿아 있어 산책하기도 좋다. 단지 바로 옆에는 신계역사공원(1만5000㎡)이 있다. 개방돼 있는 공원이지만 단지와 연결돼 있어 주로 입주민이 이용한다. 후문 왼편에는 남정초등학교가 있다. 공원과 초등학교를 모두 품은 단지인 셈이다.

후문과 다른 정문 풍경

용산e편한세상은 장단점이 명확한 단지라는 평이 적지 않다. 용산구 지역 특성상 학군이 여전히 아쉽다. 남정초교를 품고 있고, 지하철역 인근으로 금양초·용산초가 있다. 중·고교가 적다. 숙대입구역 근처에 있는 선린중과 선린인터넷고, 신광여고 정도가 전부다. 이마저 걸어서 통학하면 20분이 넘는다.

단지 후문과 정문 풍경이 극명하게 갈리는 점도 수요자 사이에서 선호도가 나뉘는 이유 중 하나다. 후문 앞 거리는 역세권이라 쾌적하고 상업시설도 비교적 다양하다. 반면 용산전자상가 방향으로 나 있는 정문 인근은 후문에 비해 정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욱천고가차도가 바로 앞에 있어 한강로 일대와 단절된 느낌을 준다.
18억이 가성비 단지?…800가구 이상 대단지 '용산e편한세상'
일각에서는 향후 정비될 곳이 많은 만큼 오히려 미래 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공인중개사는 “단지 주변으로 아파트가 없는 곳은 대부분 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미래 가치는 지금보다 더 높아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지 근처에서 가장 큰 개발 사업이 진행되는 지역은 효창공원역 일대다. 해당 지역은 2022년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8차 후보지로 선정됐다. 사업이 완료되면 2483가구의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맞은편에서는 원효로 1가 역세권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용적률 499.78%를 적용받아 최고 38층 아파트가 지어진다. 역세권 시프트 사업 일환으로 일부 물량을 공공임대주택으로 제공하는 대신 용적률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2014년 무산된 뒤 다시 탄력을 받고 있는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