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자금조달 합의"…폴란드 군사전문지 인터뷰
정권교체로 불확실성 제기…수은 증자 이어 최종계약 '청신호'
韓국방부 당국자 "방산수출 폴란드에 시중은행 10조원 대출"
한국 방산업체들과 대규모 방위산업 계약을 추진 중인 폴란드에 국내 시중은행들이 75억 달러(약 10조원)를 추가로 대출할 예정이라고 국방부 관계자가 밝혔다.

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 한도를 늘리는 법률 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민간 은행들의 대출도 성사될 경우 지난해 폴란드 정권교체 이후 불확실성이 제기된 계약에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성일 국방부 국방전력자원관리실장은 폴란드 군사전문지 디펜스24와 인터뷰에서 "한국의 시중·민간 은행들이 자금을 모으기로 합의했고 이를 통해 75억 달러를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 실장은 "두 나라의 산업·방산 협력 발전을 위한 매우 큰 규모의 자금 조달"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수출입은행 금융지원 한도 문제로 폴란드와 방산수출 계약이 지연되자 지난해 11월 시중은행 5곳 임원들을 불러 공동대출 방식으로 폴란드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성 실장은 수출입은행을 통한 정책금융에 대해 "수출입은행 자본금을 늘리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새로운 법에 따라 폴란드에 85억 달러(약 11조3천억원)의 대출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폴란드와 방산계약에 걸림돌로 지목된 정책금융은 지난달 29일 법정자본금을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늘리는 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한국 방산업계는 2022년 폴란드와 124억 달러(약 16조5천억원) 규모의 1차 수출계약을 맺고 약 300억 달러(약 40조원)에 달하는 2차 계약을 추진했다.

그러나 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 한도가 1차 계약으로 대부분 소진돼 2차 계약이 지연돼 왔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친 유럽연합(EU) 성향의 폴란드 새 연립정부가 출범하면서 한국과 방산계약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취임 직후 "부패가 연루된 경우를 제외한 전 정부가 체결한 모든 무기 도입계약을 존중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후 한국과 방산계약을 콕 집어 "일부 오해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의 융자금(제공)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해 우려를 키웠다.

다만 투스크 총리가 한국과의 방산계약을 다시 들여다보겠지만 계약은 지속할 작정이라고 언급하면서 최종 계약을 앞두고 유리한 구매조건을 끌어내기 위한 협상용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5일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교장관과 통화해 수출입은행법 개정을 설명하고 2차 이행계약이 신속히 체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코르스키 장관은 지난 정부의 계약을 존중하며 이를 지속 이행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