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알 권리" vs "서열화 조장"…도 교육청, 공개 지속 방침
강원 학생 수능 성적·대입 결과·취업률 공개 두고 '갑론을박'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이 수능 성적과 직업계고등학교 취업률에 이어 수험생 대입 결과까지 공개 방침을 이어가자 이를 두고 찬반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신경호 교육감은 취임 첫해인 재작년부터 도내 수험생들의 국어와 수학, 영어 등 주요 3과목에 관한 등급 비율 등 수능 성적을 취합해 공개하고 있다.

작년에는 도내 직업계고 19곳의 재학생 취업률을 공개했고, 최근에는 2024년 대입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 주요 7개 대학, 서울권 20개 대학 및 도내 대학과 전체 4년제, 2년제 진학 총인원을 수시와 정시로 세분화해 공개했다.

이렇게 수능 성적과 취업률, 대학 진학 결과를 모두 공개하는 시도교육청은 강원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 교육청은 2021학년도까지 교육 서열화를 우려하며 대입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전국 시도별로 공개했던 수능 성적에 대해 5년 전 비공개를 요구한 곳도 강원교육청이었다.

당시 민병희 교육감은 대전에서 열린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학력 저하 논란과 서열화 문제를 불러오는 수능성적 공개를 금지하는 안건을 발의했다.

협의회는 이를 통과시켜 시도별 수능 성적 비교 발표를 중단했다.

하지만 신 교육감은 학생별로 수시에서 어느 전형을 지원했는지와 합격 여부를 비롯해 최저등급은 맞췄는지, 못 했다면 어느 과목이 부족했는지 등의 정보를 모아 학생 진학 지도에 활용하고 있다.

강원 학생 수능 성적·대입 결과·취업률 공개 두고 '갑론을박'
도 교육청이 이 같은 데이터를 도민들에게 공개하자 일부 교육계에서는 대학 서열화 강화 등을 들어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는 최근 재학생 대학 진학 결과 발표에 대한 입장을 통해 "특정 학교 진학 현황 공개는 학벌 차별 조장과 소외감을 조장하는 행태"라며 "낯부끄러운 자화자찬 말고 지역에 적합한 분석을 지원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어 "도 교육청의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강원 학생들은 수시 전형을 통한 진학생이 수능을 통한 정시 전형 진학생보다 월등히 높다"며 "이런 상황에서 성장할 수 있는 진로 진학 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도 교육청은 도민 알 권리를 위해 수능 성적, 진학률 공개를 이어가겠다고 맞섰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16일 "도내 학생의 대입 진학 결과 공개는 학부모와 도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향후 교육청 차원의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학생 진로 진학 정책 수립 및 단위 학교의 진학 지도 계획에 구체적인 근거로 활용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이를 '학벌 차별 조장' 또는 '낯부끄러운 자화자찬'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앞으로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입시 결과 분석을 통해 강원교육의 성과를 도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