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땅 무상으로 받았는데…매각할 때 도민과 이익 나눠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제주도로부터 무상양여 받아 지은 국제학교를 매각하려하자 제주도가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제주도 "JDC, 도민 땅에 지은 국제학교 헐값 매각 안된다"
김양보 제주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15일 제주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JDC는 사전협의 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국제학교 노스런던컬리지잇스쿨(NLCS) 제주에 대한 민간 매각을 공고해 도의회와 도민사회 등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NLCS 제주의 부지 10만4천407㎡ 중 대부분인 7만6천791㎡(73.5%)는 제주도 소유 땅이었다.

제주도는 2011년 국제학교 조성에 앞서 이 도유지를 JDC에 무상으로 넘겼다.

도에 따르면 JDC가 무상양여 도유지를 매각할 경우 제주도와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제주특별법에 규정돼 있다.

제주도는 이날 NLCS 제주 부지 대부분이 도민의 소중한 자산인 도유지를 무상 양여 받은 것이기 때문에 지역성서 등을 고려해 도민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신중하게 매각 협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JDC에 전달했다.

또한 NLCS 제주와 근접한 공공용 운동장의 경우 매각 대상에서 제외할 것 등을 JDC에 통보했다.

제주도는 JDC가 학교 부지를 조성원가인 2천억원대에 매각하려고 하지만, 조성원가 보다 1천억원 이상 더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다는 자문 결과도 전달했다.

김 국장은 "JDC는 본격적인 매각 협상을 앞둔 현재에도 제주도가 여러 차례 요청한 인접 공공 운동장 용지 매각 대상 포함 여부와 합의각서 체결 정보 등에 대해 회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JDC는 NLCS 제주 민간 매각 추진과정에서 제주도와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도민 공감대 형성도 외면했다"며 "도민의 소중한 자산으로 마련한 용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도민 우려를 해소하고 도민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아 공유하는 방향으로 매각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JDC의 자회사인 학교 운영법인 제인스는 NLCS 제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영국계 학교 운영 그룹인 코그니타 홀딩스 주식회사(Cognita Holdings Limited)를 선정하고 지난 6일 협약을 맺었다.

JDC는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합리화 방침에 따라 자회사가 운영하는 국제학교의 민간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NLCS는 재정 여건과 학교 충원율(정원 대비 현원 비율) 등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민간 이전 학교로 낙점됐다.

2011년 9월 개교한 NLCS는 영국 NLCS 본교와 동일한 커리큘럼을 적용해 운영하는 유치원·초·중·고등학교 통합 국제학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