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 투자회사 밸류업 프로그램 점검해야"
정부가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핵심 내용을 반영한다.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대상회사가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이를 독려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14일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관련 기관투자자 간담회'를 갖고 스튜어드십코드 반영과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 등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국민연금공단, 공무원연금공단 등 주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증권사 등 10개 기관투자사,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 한국ESG기준원 등 유관기관이 참석했다.

●"투자대상회사 기업가치 상승 전략 점검토록"

우선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을 고쳐 기관투자자가 '투자회사가 중장기 기업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시행·소통하고 있는지'를 점검토록했다. 기존 원칙인 '기관투자자는 투자대상회사의 중장기적인 가치를 제고하여 투자자산의 가치를 보존하고 높일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를 구체화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으로 기관투자자가 타인의 자산을 관리·운용하는 수탁자로서 이행해야 할 7가지 원칙이다.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는 현재 4대 연기금, 125개 운용사 등을 포함하여 222개 기관이 참여 중이다.

정부는 상장기업의 노력을 투자자가 제대로 평가하여 결정에 반영할 때, 기업들이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투자대상회사에게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독려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는 만큼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강조된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 3분기 내 개발

한국거래소는 연기금·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면서 3분기까지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을 마무리한다. 편입 종목을 두고 시장의 관심이 큰 가운데, 기존 주요 지수와의 차별화와 종목 선정에 쓰이는 지표의 적절성, 연기금의 적극적 활용안 등을 검토 중이다.

해당 지수는 계량·비계량 항목에 대한 종합평가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가 기대되는 기업도 편입한다는 원칙하에 한국거래소를 주축으로 개발이 한창이다.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우수기업에 대해서는 편입 우대 혜택이 제공된다.

정부는 이와 관련한 해외사례 검토와 여러가지 종목선정 기준안에 대한 성과 시뮬레이션을 시행 중이다. 해당지수를 향후 기관투자자들이 벤치마크로 활발히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 과정에서 연기금, 운용사 등과 충분한 협의를 거칠 방침이다.

●"장기 및 단기 정책 아젠다 필요"

연기금은 기업 밸류업의 근본적인 목적이 한국 자본시장 및 상장기업의 체질개선이므로, 장기와 단기로 구분된 정책 아젠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심인숙 한국ESG기준원 원장은 "실질적인 기업 밸류업을 위해서는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하므로, 스튜어드십 코드 가입자를 중심으로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참석자들은 GPIF(일본공적연금) 등 일본 기관투자자의 적극적 참여와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주가지수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는 데 주목했다. 김두남 삼성자산운용 상무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계속적으로 발굴·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선오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기업 밸류업 방안이 실효성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제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핵심가치를 반영하기 위해 2017년 도입된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개정한다"면서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대상회사와 원활하게 소통하고, 기업가치를 보다 면밀히 평가하여 투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관투자자, 투자회사 밸류업 프로그램 점검해야"
박승완기자 psw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