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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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이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파견된 공중보건의(공보의)에게 '순종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서약서를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빅5' 병원 중 하나인 삼성서울병원은 지난달 20일 시작된 전공의 집단 이탈 사태로 생긴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지난 11일부터 파견된 공보의들에게 '복무서약 및 동의서' 서류를 최근 발송했다.

문제는 '상사의 업무상 지시에 순종하겠음', '서약을 위반해 병원에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처벌은 물론 손해액을 지체 없이 변상' 등 표현이 서약서에 담긴 것. 공보의들은 이를 두고 거세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파견 공보의에게 처방권을 부여하려면 개인정보 수집 이용 동의서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신규 전문의에게 받는 서류가 묶여서 들어갔다"며 "단순 착오로, 잘못 발송된 점을 확인한 뒤 일일이 전화해 사과드렸다"고 설명했다.

'순종'이라는 표현과 관련해 이 병원 관계자는 "어감이 좀 그렇지만, 상사의 지시에 성실히 따라야 한다는 취지고 의료기관의 특성을 반영한 일반적인 내용으로 볼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정부는 전공의 이탈로 발생한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11일부터 군의관과 공보의 138명을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과 주요 거점 국립대병원 등 20개 수련병원에 파견했다. 이들은 이틀간 파견 병원에서 교육받고 13일부터 내달 11일까지 필수 의료 업무에 투입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