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을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전국 254개 선거구 중 가장 많은 여론조사가 이뤄지는 곳이다. 대선주자급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빅매치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결과에 따라 전국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12시간 vs 52시간…명룡 '유튜브 유세戰'
두 후보가 유세를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달 초만 해도 이 대표가 원 전 장관에게 16~17%포인트 앞섰지만 최근엔 오차범위까지 좁혀졌다는 조사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이 대표가 당무와 재판 참석으로 지역구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이 원 전 장관은 매일 계양에 머물며 주민과 스킨십을 늘린 데 따른 결과다.

13일 발표된 YTN과 엠브레인퍼블릭의 여론조사(전화면접)에선 이 대표가 42%, 원 전 장관이 39%로 3%포인트 차의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내 박빙이다. 뉴스1과 한국갤럽이 지난 7일 한 조사(전화면접)에선 이 대표가 45%, 원 전 장관이 41%를 기록했다. 반면 JTBC와 메타보이스가 10~11일 시행한 여론조사(전화면접)에선 이 대표가 51%, 원 전 장관이 34%로 나타났다. 8~10일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실시한 조사(전화면접)에서도 이 대표가 48%, 원 전 장관은 36%로 집계됐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이처럼 상반된 여론조사 결과에는 요동치는 지역 민심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두 후보의 매일 행보는 생중계되듯 전달되고 있다. 후보들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에서 지역구 유세 장면 대부분을 실시간으로 지지자에게 공유하고 있다.

캠프 등을 통해 집계한 바에 따르면 본격적인 지역구 유세가 시작된 지난달부터 이달 10일까지 원 전 장관은 총 52시간(15회), 이 대표는 12시간(6회) 계양에서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을 켰다. 이 대표가 지역구 유세를 시작한 것은 지난달 8일부터인 반면 원 전 장관은 22일부터 스트리밍을 했다. 원 전 장관이 이 대표보다 2주 늦게 뛰기 시작했음에도 실시간 중계한 유세 시간은 네 배 이상 많았다. 재판 참석 등으로 지역구를 챙기기 힘든 이 대표를 겨냥해 원 전 장관은 ‘오늘도 계양을 비우는 이 대표를 대신해 계양을 지키겠다’는 메시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유세 방식도 관전 포인트다. 원 전 장관은 후원회장으로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인 이천수 씨를 영입해 매일 새벽부터 밤까지 같이 다니고 있다. 이 지역에서 자라 축구를 배운 이씨가 늘 옆에서 자리를 지키는 덕에 처음에는 원 전 장관을 어색해하던 주민들도 선뜻 다가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 대표는 ‘먹방’으로 화제가 됐다. 계양 일대의 식당을 돌며 손님들과 격의 없이 인사하고, 음식을 함께 나눠 먹었다. 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인 만큼 이 대표가 길거리를 돌며 인사만 해도 환영하는 주민이 많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