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의 737 맥스 여객기 인도가 지연돼 미 항공사들도 실적 전망을 낮추고, 채용을 중단하는 등 사업 차질을 빚고 있다. 보잉 대신 에어버스와 계약을 체결하는 항공사가 늘며 두 회사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우스웨스트항공 '보잉 불똥'…여객기 인도 지연에 주가 급락
미 CNBC 방송은 사우스웨스트항공이 보잉 737 맥스 항공기의 인도 지연으로 올해 운송 및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총 79대 인도 예정인 보잉 항공기가 46대로 줄어든 영향이다. 사우스웨스트는 여객기 전량을 보잉 737 맥스 기종으로 운항 중이다. 이에 따른 실적 하향 조정의 여파로 사우스웨스트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일 대비 14.86% 급락했다. 4년 만의 최대 낙폭이다.

알래스카항공도 이날 JP모간이 주최한 항공업계 콘퍼런스에서 보잉의 여객기 인도가 지연돼 올해 운송 전망이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알래스카항공은 보잉에 대한 미 연방항공청(FAA) 및 법무부 조사로 여객기 인도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나이티드항공도 오는 5, 6월 예정인 조종사 신규 채용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보잉은 성명을 통해 “생산 시스템 전반에 걸쳐 품질을 강화하기 위한 변화를 구현할 것”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고객과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보잉은 지난 1월 알래스카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9 기종 여객기에 구멍이 뚫리는 사고가 발생해 품질 논란에 휩싸였다. FAA 등 규제 당국은 보잉에 맥스9 기종 운항 중단 조치를 내리고, 생산 계획을 중단시켰다.

잇따른 악재로 보잉 주가는 올 들어 26.82% 하락해 경쟁사인 에어버스에 밀리고 있다. 12일 종가 기준으로 보잉의 시가총액(1124억달러)은 에어버스(1361억달러)보다 237억달러 밑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