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표준 시험 가이드라인 검토 앞둬
동물실험 대체할 신규 시험법으로 기대

부산대학교는 생명과학과 윤부현·김태진 교수팀이 내분비계 장애 물질(환경 호르몬)을 판별하는 세포주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한 판별 시험법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환경호르몬은 외부에서 유입돼 체내 호르몬의 생리 작용을 교란하는 물질로 오존층 파괴, 지구온난화와 함께 세계 3대 환경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환경 호르몬 판별을 위한 다양한 검색 시험법의 가이드라인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이번에 부산대 연구팀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생리 작용을 교란하는 에스트로겐성 환경 호르몬을 판별할 수 있는 시험법 개발에 성공했다.

환경호르몬이 국제적인 환경문제로 대두되면서 OECD 회원국을 중심으로 1998년부터 환경 호르몬 판별 시험법 개발연구를 추진해 오고 있다.

최근 동물실험에 대한 윤리적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환경 호르몬 판별을 위한 동물대체시험법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부산대 연구팀은 동물실험 없이 인체 세포주만으로 에스트로겐성 환경 호르몬을 탐지할 수 있는 시험법을 개발했으며, OECD 시험 가이드라인 검토를 거쳐 국제 표준 시험법으로 채택될 것으로 기대된다.

에스트로겐은 체내에서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결합해 에스트로겐 수용체의 이합체화(단백질 분자들이 두 개 이상 모여 특정한 구조를 형성하는 과정)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세포 내에서 여성 호르몬의 기능을 수행한다.

이때 에스트로겐성 환경 호르몬은 체내 정상 에스트로겐과 유사하게 에스트로겐 수용체의 이합체화를 유도해 내분비계 교란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생물발광 공명에너지 전이 현상을 활용해 에스트로겐 수용체의 이합체화를 세포 수준에서 탐지할 수 있는 시험법을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특정 물질이 에스트로겐성 환경 호르몬인지 판별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해당 시험법 검증을 위해 미국 국립 보건원에서 제시하는 환경 호르몬 시험 물질 72종에 대한 판별시험을 완료했으며, OECD 시험 가이드라인 검토를 앞두고 있다.

연구책임을 맡은 윤부현 교수는 "환경 호르몬은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에도 아직 명확한 감지 기술이나 평가 기준이 없다"라며 "이번 시험법의 OECD 가이드라인 제안을 통해 환경 호르몬의 안전성 평가 기준을 확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대, 공명에너지 전이 활용한 환경호르몬 검출법 개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