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심상정·국민의힘 한창섭·민주 김성회 '3파전'

"심상정 후보는 알겠는데 나머지 후보는 잘 모르겠어요.

아직 시간이 있으니 천천히 살펴볼 생각입니다"
지난 6∼7일 경기 고양시 삼송역과 화정역 등에서 만난 고양갑 지역구 유권자들은 대체로 비슷한 평가를 했다.

녹색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2012년 이후 이 지역구에서 내리 배지를 단 데다 대통령선거 후보로까지 나섰으니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국민의힘 한창섭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성회 후보에 대해서는 낯설어했다.

심상정 후보와 한창섭 후보, 김성회 후보 간 '3자 대결'로 관심을 끄는 고양갑은 선거구로 확정된 2000년 이후 18대 총선을 제외하면 보수 정당 후보들이 모두 패배한 지역이다.

특히 심상정 후보가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2020년 21대 총선까지 내리 세 번 당선되며 진보 강세 지역이라는 평가가 더 강해졌다.

이런 지역적인 정치색까지 우군으로 삼으면서 심상정 후보는 5선(비례대표 포함)에 도전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새로운 얼굴을 투입해 판도를 바꿔 놓겠다고 벼르고 있어 고양갑 선거구는 경기 북부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4·10 격전지 르포] 고양갑, '텃새 심상정 vs 뉴페이스' 격돌
지난 6일 오후 6시 10분 심상정 후보는 지하철 3호선 삼송역 8번 출구 앞에서 녹색 재킷에 노란색 어깨띠를 두르고 퇴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시민들은 심 후보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며 "힘내라", "열심히 해라" 등 인사말을 건네기도 했고, 일부 젊은 층은 휴대전화로 사진을 함께 찍자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낙후된 우리 지역이 조금이라도 발전하려면 정치 신인보다는 다선 의원이 당선되는 게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고양갑을 철도중심지로 만들고, GTA-A노선 창릉역 유치, 대곡-소사선 개통, 교외선 재개통, 삼송-금촌 통일로선 사업추진비 용역비 확보, 식사동 트램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고양갑이 심 후보의 텃밭이지만 이번에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심 후보 개인에 대한 지지가 예전과 같지 않은 데다 소속 정당인 녹색정의당의 인기도 시들해졌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19대와 20대 총선에서 심 후보는 50% 안팎의 득표율로 당선됐지만 직전인 21대 총선에서는 40%를 넘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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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창섭 후보도 6일 오후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7일 이른 아침 화정역에서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한 후보가 든 팻말에는 '힘 있는 정책전문가'라는 글귀가 또렷했다.

행정안전부 차관까지 포함한 30년 경력의 행정전문가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집권당 후보여서 당선될 경우 공약 추진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모습이었다.

한 후보는 "정부와 서울시 등과 협력해 고양시의 서울시 편입을 확실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표 공약인 '서울 편입'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뺏어 오겠다는 전략으로 읽혔다.

한 후보는 '서울 편입' 외에 고양시청 이전 원점 재검토, 철도 등 대중교통 혁신, 트램 순환선 조기 착공, 지하철 3호선 대곡역 GTX와 연계, 신속한 재건축·재개발·재정비 추진, 커피 유통클러스터 조성 등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일흔이 넘은 한 어르신은 한 후보에게 "고양갑 지역은 열심히 하지 않으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기 힘든 곳"이라며 "이제 고양갑 지역은 미래를 위해 변해야 할 시기"라며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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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성회 후보는 6일 화정역에서 퇴근하는 시민들에게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하며 지지를 부탁했다.

김 후보는 다수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옳은 소리' 구독자도 24만여 명에 이른다.

하지만 일반 시민에게는 더 많이 얼굴을 알려야 하는 상황이다.

한 시민은 김 후보에게 다가가 "심상정 의원과 맞붙을 후보냐"며 "각종 규제로 낙후된 지역 발전을 위해 열심히 해달라"며 격려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인 고양갑 지역은 서울과 지근거리인데도 각종 규제로 발전이 더뎠다"면서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어떤 변화도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아 이번 선거는 더 신중하게 투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반쪽특례시'에서 완전한 고양특례시 완성, 고양 신청사 원당 건립 사수, 관산·고양동 소각장 설치 반대, 화정-지축역 심야버스 운영, 동별 치매 안심센터 설치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