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해외에서 데이터 해킹한 뒤 中당국에 팔아…추악하고 무질서한 관행 드러나"
"中해킹업체들, 정부 계약 따내려 관료들에 술·성접대 등 로비"
해외에서 데이터를 해킹한 뒤 이를 중국 당국에 판매하는 중국 해킹업체들이 관련 계약을 따내기 위해 중국 정부 관료들에게 술자리를 만들고 성 접대를 제공하는 등의 광범위한 로비를 해왔다고 AP통신이 8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중국의 해킹업계가 커넥션, 알코올(술), 섹스로 중국과 연관된 사실이 노출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같은 사실은 '안쉰'으로도 알려진 상하이에 본사를 둔 보안업체 아이순(ISoon)사로부터 유출된 데이터를 통해 드러났다.

이 회사는 중국 정부 부처와 보안그룹, 국유기업 등과 계약을 맺고 수집한 정보를 판매해온 업체로, 최근 약 8년에 걸쳐 외국의 데이터를 해킹하거나 수집한 기록들이 유출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회사의 경영진이 계약을 따내기 위해 정부 관리들에게 로비하는 상황이 담긴 내부 채팅 기록을 AP가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AP는 이 기록을 근거로 "아이순 경영진이 호화로운 저녁 식사와 심야 술자리로 관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했다"며 프로젝트 제공자에게 소개비용으로 수천달러를 제공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일례로 이 회사 경영진은 허베이성 경찰과 약 4만달러(약 5천만원) 상당의 계약을 맺은 한 남성에게 수천달러의 소개비용을 지불하고 그에게 술자리와 여성들이 나오는 가라오케에서의 모임 주선을 제안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회사 경영진들은 와인을 좋아하는 공무원이 누구인지, 공무원들에게 어떤 선물을 보내는 것이 좋을지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통신은 해킹업체 간부들이 정부 관료들을 위한 설 연회를 열기 위해 가라오케가 있는 호텔을 물색하고 여성 접객원들의 외모를 따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들의 로비 대상은 공무원들만이 아니었다.

정부 계약 입찰 조작을 위해 경쟁사와 공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경쟁업체 관계자들도 구애의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아이순과 같은 민간 해킹업체들은 다른 나라의 데이터를 훔쳐 중국 당국에 판매하는 회사로 중국의 거대한 해킹 생태계의 일부다.

AP는 "이런 업체들의 존재는 중국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이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면서 이번에 유출된 문서를 통해 중국 해킹산업의 배후에서 벌어지는 추악한 거래와 수상하고 무질서한 관행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