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보고관 "이스라엘, 가자 식량시스템 파괴…어업 80% 붕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기아 작전'의 하나로 가자지구의 식량 시스템을 파괴하고 있다고 유엔 전문가가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이클 파크리 유엔 식량권 특별보고관은 7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이사회 연설에서 가자지구의 기아 참상이 견딜 수 없는 지경인데 "(유엔 인권이사회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식량 시스템을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겨냥해 기아 작전을 벌여왔다"면서 소규모 어민들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어부들의 바다 접근을 거부하고 배를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다.

파크리 특별보고관은 지난해 10월 7일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 어업 부문의 약 80%가 파괴됐으며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의 주요 항구에서는 이스라엘군이 모든 배를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레바논계 캐나다인 법학 교수인 그는 회원국들을 향해 이스라엘에 대한 제재와 외교관계 단절, 무기 금수조치를 고려할 것을 촉구하면서 "말을 행동으로 옮겨달라"고 호소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2021년 분쟁 양측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국제인권법 위반 사항을 조사하기 위해 유엔 조사위원회를 설치했지만, 이번 전쟁 이후 새로운 동의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집트와 이라크 등 일부 국가들도 이날 가자지구에서 굶주림이 늘고 있다며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하지만 유엔 이스라엘 대표부 법률 고문인 옐라 시트린은 이스라엘에 대한 이러한 주장은 "노골적인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굶주림을 전쟁의 도구로 쓰고 있다는 주장을 완전히 거부한다"고 말한 뒤 항의의 뜻으로 퇴장했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이 5개월째로 접어든 가운데 이스라엘의 계속된 공격으로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도 커지고 있다.

고립된 가자지구 북부의 병원들은 아이들이 영양실조로 죽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