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개막…정영두·배삼식·한승석·정재일 참여
국립창극단, '리어' 2년 만에 재공연…20톤 물 채운 무대 눈길
국립창극단이 창극 '리어'를 초연 2년 만에 재공연한다.

국립창극단은 29일부터 내달 7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리어'를 공연한다고 7일 밝혔다.

2022년 초연한 '리어'는 영국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어왕'을 창극으로 만든 작품이다.

초연 당시 서양 고전을 우리 언어와 소리로 참신하게 재창조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리어'는 안무, 극본, 음악 등 각 분야의 거장들이 의기투합하면서 초연 때부터 화제가 됐다.

무용,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는 정영두가 연출과 안무를, 한국적 말맛을 살리는데 탁월한 극작가 배삼식이 극본을 맡았다.

음악은 창극 '귀토',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등에서 탄탄한 소리의 짜임새를 보여준 한승석이 작창을,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음악감독인 정재일이 작곡을 맡았다.

작품은 시간이라는 물살에 휩쓸리지 않으려는 인간의 욕망과 어리석음을 2막 20장에 걸쳐 그려낸다.

배 작가는 원작에서 '천지불인'(天地不仁, 세상은 어질지 않다)이라는 노자의 말을 떠올리고, 삶의 비극과 인간 본성을 '물(水)의 철학'으로 불리는 노자 사상에 엮어냈다고 한다.

국립창극단, '리어' 2년 만에 재공연…20톤 물 채운 무대 눈길
무대에는 총 20톤(t)의 물이 사용돼 눈길을 끈다.

수면의 높낮이와 흐름의 변화가 작품의 심상과 인물의 내면을 표현한다.

막이 오르면 무대에 가득 찬 물이 빠져나가면서 대지를 닮은 사방 10m의 넓은 단이 서서히 드러난다.

단은 흔들리거나 기울어지고 물에 잠겼다 드러나기를 반복한다.

배우들은 공연 중 물을 헤치며 걷거나 뛰고, 넘어져 허우적거리기도 한다.

공연에는 국립창극단 간판스타인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각각 리어왕과 그의 신하 글로스터 백작 역으로 출연한다.

민은경은 막내딸 코딜리어와 광대를 오가며 1인 2역을 하며, 이소연이 첫째 딸 거너릴을, 왕윤정이 둘째 딸 리건을 연기한다.

이외에도 에드거 역의 이광복, 에드먼드 역의 김수인 등이 나온다.

'리어'는 10월에 셰익스피어의 본고장인 영국의 바비칸센터 무대에도 오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