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너무 늙어"·"트럼프 위험"…역대급 비호감 대선에 자질문제 부각
경제 문제에 더해 남부 국경 사태에 이민 정책도 대선 쟁점 이슈로 급부상
낙태권 폐기후 첫 대선에 진보층 결집 주목…우크라·중동전쟁도 표심 영향
[슈퍼화요일] 바이든 고령·트럼프 사법리스크 '복병'…이민·낙태 주요쟁점
이른바 슈퍼화요일 경선 압승으로 사실상 대선 후보로 확정된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간 11월 재대결은 정책 이슈는 물론 후보 개인의 자질 문제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국적으로는 물론 경합주에서도 바이든 대통령보다 다소 우위에 있는 상황이지만, 8개월간의 대선 레이스 과정에서 부각될 정책 이슈 및 개인 리스크에 대한 대응에 따라 판세가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4년만에 두 전·현직 대통령이 재대결을 벌이는 이번 선거가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논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 등이 대선 승패를 가를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정책적으로는 전통적 대선 이슈인 경제 문제에 더해 우크라이나 및 중동 전쟁과 맞물린 대외 정책, 멕시코를 통한 대규모 불법 이주민 입국을 차단하기 위한 이민정책, 낙태 문제 등이 쟁점이슈로 부각된 상태다.

이밖에 제3당 후보의 득표율 등도 승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슈퍼화요일] 바이든 고령·트럼프 사법리스크 '복병'…이민·낙태 주요쟁점
◇ 바이든은 고령·트럼프는 사법 리스크 주목
올해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나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82세에 임기를 시작해 86세에 퇴임하게 되는데 신체 능력상 최고 사령관으로서 세계 최대 강국인 미국을 제대로 이끌 수 있겠느냐는 유권자들의 우려가 적지 않아서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악의가 없으나 기억력이 나쁜 노인'이라고 평가한 로버트 허 특별검사의 지난달 '기밀문건 유출 및 불법보관 의혹' 수사 보고서는 고령 논란을 더 키웠다.

지난 3일 발표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3%가 바이든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수행하기에 너무 늙었다고 답했다.

같은 날 나온 CBS 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정신 및 육체적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하기 적합하다는 응답이 각각 32%, 26%에 그쳤다.

바이든 대통령보다 4살 어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조사에서 각각 49%, 54%를 받아 고령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상태라는 점이 재확인됐다.

[슈퍼화요일] 바이든 고령·트럼프 사법리스크 '복병'…이민·낙태 주요쟁점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기밀문서 유출 및 불법보관,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등을 비롯해 4가지 사안(91개 혐의)으로 형사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향후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백악관 재입성의 변수로 꼽힌다.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형사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마녀 사냥', '정적 탄압'이라고 비판하면서 공화당 내에서는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를 누렸지만, 본선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로이터통신의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응답자의 25%, 무소속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각각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범죄 혐의로 유죄를 받을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CNN이 지난 1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실시한 출구조사에서도 유권자 42%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선고를 받는다면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다른 조사에서도 사법 리스크는 확인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의 지난달 29일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9%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위험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방 대법원에 재임 중 행위에 대한 면책 특권 인정을 주장하면서 재판 지연 전략을 쓰는 것도 어떻게든 11월 대선 전에 사법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재판에 따른 법률 비용도 문제로 지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형사 재판에 따른 변호사 수임료 등 일부 법률비용을 정치자금에서 전용해 쓰면서 선거운동에 필요한 자금을 고갈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산부풀리기 대출사기 의혹 등 민사재판에서 패소해 6천억원이 넘는 벌금을 부과받으면서 부동산재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타격이 되고 있다.

[슈퍼화요일] 바이든 고령·트럼프 사법리스크 '복병'…이민·낙태 주요쟁점
◇ 경제·이민·낙태·중동 정책에 제3 후보도 변수
전통적으로 미국 대선의 가장 중요한 정책 이슈는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전반적인 경제 문제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2년 대선 때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슬로건으로 재선 도전에 나섰던 조지 H.W. 부시 당시 대통령을 꺾은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번 대선에서도 경제 문제는 중요한 정책 이슈로 꼽히고 있으나 기록적인 불법 이주민 입국 문제와 맞물려 부각된 이민 문제에 관심이 더 집중되는 모습이다.

경제 상황에 대한 유권자의 인식은 개선되고 있는 흐름이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신뢰가 바이든 대통령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다 "이민자가 미국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말하면서 초강경 이민 정책을 공약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경 이슈에서도 더 나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낙태 문제를 앞세워 진보·민주 진영의 유권자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2022년 6월 연방 차원의 낙태 권리를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폐기된 이후 낙태권 문제가 주요 선거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공화당 우세지역인 오하이오주에서 낙태 권리를 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안이 통과되는 등 낙태권 문제가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슈퍼화요일] 바이든 고령·트럼프 사법리스크 '복병'…이민·낙태 주요쟁점
대외 정책 문제는 일단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모습이다.

바이든 정부가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지원한 것이 지지층 이반으로 표출되고 있어서다.

아랍계 미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미시간주에서 지난달 말 진행된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지지 후보 없음'이 13.2%(10만1천438표)를 받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바이든 대통령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합주인 미시간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던 2016년의 경우 1만1천표로 승부가 갈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방위비 분담이 저조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보호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논란을 촉발한 바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나토 회원국이 국내총생산(GDP)의 2% 방위비 지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러시아가 원하는 것을 하라고 격려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른바 동맹 경시 기조가 재확인됐기 때문이다.

[슈퍼화요일] 바이든 고령·트럼프 사법리스크 '복병'…이민·낙태 주요쟁점
정책적 문제와 별개로 대결 구도적으로는 무소속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민주당과 공화당 중 어느 진영에 더 타격을 입힐지도 대선 승패의 변수다.

폭스뉴스의 3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양자 대결시 각각 47%, 49%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다자 대결에서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13%를 기록하면서 바이든 대통령(38%)과 트럼프 전 대통령(41%) 둘 모두 지지율이 양자 대결 때보다 낮아졌다.

다만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어느 진영의 표를 더 흡수할지는 아직은 불투명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