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티스 주니어 부진으로 김하성 1번 투입…주문한 대로 '딱딱'

샌디에이고 감독 "김하성, 좌완 상대 1번 타자 고민 중"
다재다능한 능력을 갖춘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소속팀 감독에게 행복한 고민거리를 안기고 있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더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 등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김하성을 정규시즌에서 좌완 선발 투수가 나왔을 때 1번 타자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주전 1번 타자로 나섰던 김하성은 올해 시범 경기에선 주로 5번 타순에 배치되고 있다.

간판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주전 1번 타자로 쓰기로 한 실트 감독의 결정 때문이다.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타순이 바뀐 김하성은 여전히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지만, 타티스 주니어는 부진을 면치 못한다.

김하성은 4일까지 시범경기 6경기에서 모두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타율 0.417을 기록했지만 타티스 주니어는 타율 0.091의 부진한 성적을 냈다.

이에 실트 감독은 5일 열린 컵스전에서 변화를 줬다.

김하성을 1번에, 타티스 주니어를 2번에 넣었다.

결과는 좋았다.

김하성은 3타수 1안타(2루타) 1득점 했다.

타티스 주니어도 3타수 3안타 1타점으로 오랜만에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김하성이 출루하고 타티스 주니어가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자 실트 감독의 마음은 더 크게 움직이는 분위기다.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은 "실트 감독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1번 타자로 쓰는 방법을 고려하지만 그를 중심 타선에 배치해 타점력을 끌어올리는 방법도 생각한다"며 "이는 김하성이 1번 타자로서 좋은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날 경기에선 1번 타자 김하성이 2루타를 치고 타티스 주니어가 적시타를 때리는 이상적인 장면이 나왔다"고 전했다.

실트 감독이 김하성 1번 타순 기용을 '좌투수'로 한정한 것은 김하성이 왼손 투수에게 특히 강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김하성은 왼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 0.302, 출루율 0.376의 성적을 냈고, 오른손 투수에겐 타율 0.241, 출루율 0.340을 기록했다.

김하성은 정규시즌에서 좌완 투수가 선발로 등판했을 때 1번 타자로 출전하고, 우완 투수가 나오면 5번 타순에서 뒤를 책임지는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김하성은 1번 타자로 경험이 충분하다.

지난 시즌 주로 1번 타자로 출전해 타율 0.260, 출루율 0.351, 17홈런, 60타점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

출루 후엔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로 귀감을 샀다.

지난 시즌 도루는 38개나 기록했다.

한편, 김하성은 새로운 역할을 받을 때마다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 산더르 보하르츠에게 유격수 자리를 내주고 2루수 자리를 책임졌지만, 올해엔 수비력을 더 강화하려는 팀 결정에 따라 유격수를 다시 맡기로 했다.

김하성은 적응 과정 없이 곧바로 정상급 수비력을 뽐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