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은 환각을 느끼면서 망상에 빠지고 이상행동을 하는 정신질환이다. 정신분열증이라고도 불린다. 유병률은 1% 정도로 나타난다. 평생 살면서 100명 중 한 명은 걸린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조현병 환자가 적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조현병 유병률은 0.5%에 그친다. 한국은 왜 조현병 환자가 적은가. 연극 ‘이상한 나라의, 사라’는 환자가 적은 것이 아니라 ‘숨어 있다’고 말한다.

이 작품은 사라가 자신의 엄마가 조현병에 걸리면서 받는 상처를 이야기한다. 사라는 조현병이 유전된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정신병자 가족이라는 주변 사람들의 낙인까지 견디며 학교에서 따돌림당하고 일상도 무너진다.

사라와 엄마가 마주하는 혼란스러운 세상을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빗대어 그린다. 소설 속 앨리스는 구멍 속으로 토끼를 따라가면서 이상한 나라에 들어선다. 사라의 엄마는 하늘 위에 떠 있는 토끼 모양의 구름을 따라가며 조현병 증상을 보인다.

무대 가운데에는 꾸불꾸불한 원이 빙글빙글 돈다. 사라와 엄마가 ‘이상한 나라’에 빠진 구멍이다. 그곳은 사라의 엄마에게는 조현병, 사라에게는 낙인이다. 그들은 작품 내내 그 늪에서 헤어 나오기 위해 발버둥 친다.

세 명의 코러스를 활용해 사라와 엄마가 겪는 혼란을 실감 나게 묘사한다. 세 명이 서로 다른 목소리로 한꺼번에 말하면서 조현병 환자가 겪는 혼란과 정신 분열을 표현한다. 웅성거리는 목소리를 잡음처럼 내며 사라를 손가락질하는 주변 사람들을 연기하기도 한다. 머릿속 목소리, 해설자, 역할을 오가며 공포스럽고 옥죄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도구화된 인물이 아쉽다. 특히 사라의 아버지가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남편으로 단순하게 묘사된다. 가족에게까지 버림받는 조현병 환자의 소외를 보여주기 위한 설정이지만 평면적이고 정형화된 인물이 ‘단편적인 시각을 버리자’라는 주제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진다. 사라가 “엄마를 위해 아빠를 죽이겠다”고 말하는 대목도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흐려 아쉽다.

조현병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상처를 보듬는 작품이다. 환자와 그들의 가족을 더욱 소외시키는 낙인을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작품을 곱씹을수록 ‘이상한 나라’가 조현병 환자의 머릿속이 아니라 환자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구교범 기자 gugyobeo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