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국회서 개혁법안 막히자 언론인터뷰서 '국회 우회' 선언
"2025년 총선 승리 후 국회로 3천여개 개혁안 전달할 것"
아르헨 밀레이 "국회 필요 없어…긴급대통령령으로 개혁 추진"
"경제개혁을 시행하기 위해서 현재의 국회는 필요치 않다.

긴급 대통령령으로 경제 개혁을 추진할 것이다.

"
작년 12월 집권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아르헨티나의 만성적인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개혁안을 마련했으나 '여소야대 국회'의 벽에 부딪혀 차질을 빚자 당분간 국회를 우회하는 '꼼수 개혁'을 선언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최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 경제를 구원하기 위해서 국회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고 아르헨티나 언론들이 29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앞서 밀레이 대통령은 정치·경제·사회 개혁 내용은 담은 '옴니버스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하원에서 개별 조항 심사과정에 통과에 실패해 개혁 노력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밀레이 대통령은 또 '긴급 대통령령 DNU 70/2023'에 일부 개혁안을 담았으나 이 마저도 사법부의 판결로 일부 조항이 시행 중지됐다.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자 밀레이 대통령은 오는 2025년 총선을 통해 여소야대 국회의 구도를 바꿀 때까지 정권 초기에는 긴급 대통령령으로 개혁을 시행할 것임을 밝힌 것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FT 인터뷰에서 현재 여소야대 국회에서 행정부 법안의 국회 통과는 어렵다고 판단해 올해는 정부 재정 균형화에 힘쓰고, 2025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더 많은 개혁안을 국회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고 암비토, 인포바에 등 다수의 아르헨티나 언론이 전했다.

그는 시행이 중지된 '긴급 대통령령 DNU 70/2023'에 집권 초기에 계획한 1천여개 개혁 중 1/3이 포함되어 있으며, 3천여개에 이르는 개혁안은 2025년 총선 승리 후에, 국회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꼭 처리해야 하는 일부 법안은 곧 국회에 보낼 것이라며 "국회에서 반대표를 던지는 자들은 '변화의 원수'로 낙인찍힐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현재 아르헨티나에선 밀레이 정권 출범 직후부터 개혁의 고삐를 죄면서 정부가 재정지출을 대폭 감축해 각종 파업과 사회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밀레이 대통령은 FT 인터뷰에서 사회적 봉기 가능성을 묻는 말에 "교과서에 나온 대로 추진하고 있는데 뭐가 위험하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목적은 물가를 낮추고, 중앙은행을 정상화한 후 외환 규제를 푸는 것"이라면서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중반에 외환 규제 완화(환율 일원화)가 가능할 것이며 제도적 변화가 없더라도 (외환 규제 완화로)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게 바로 내년부터 아르헨티나가 낮은 물가상승률 속에서 강력하고 견고하며 지속해 성장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지난 주말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일명 '파타고니아 주지사들의 반란'은 연방법원이 연방 세금 분배금 송금을 요청하는 추붓주의 손을 들어주면서 우려했던 석유와 가스 공급 중단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주부터 각 계층에서 밀레이 정부의 긴축경제에 반발, 부분적인 파업이 이뤄지면서 사회적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기차노조, 의료보건노조, 공무원 노조, 교사노조, 항공노조 등의 파업에 이어 또다시 월급협상이 결렬된 교사노조의 파업이 다음 주에 예고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밀레이 대통령은 3월1일 오후 9시에 국회에서 연설을 앞두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주에 국회를 '쥐들의 소굴'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