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착잡한 기동민 >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김병언 기자
< 착잡한 기동민 >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김병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홍영표 의원과 비명(비이재명)계 기동민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이들 지역구엔 이재명 대표가 영입한 외부 인사 등을 전략 공천하기로 했다.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29일 홍 의원 등과 친명(친이재명)계 5선 안민석 의원을 컷오프(공천 배제)했다. 홍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에는 이동주 의원(비례대표)과 이 대표가 영입한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중 경선 승리자를 공천하기로 했다. 이 의원은 ‘친문 찍어내기’를 비판하는 홍 의원을 향해 “그만 추태 부리라”고 저격한 친명 인사다.
홍영표·기동민 컷오프…끝모를 '非明횡사 공천'
기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성북을에는 참여연대 출신 영입 인재인 김남근 변호사를 전략 공천했다. 안 의원을 배제한 경기 오산에는 차지호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를 전략 공천했다. 차 교수는 지난 대선 때 이 대표의 방송 찬조 연설을 한 국제보건위기 전문가다. 세 지역구 모두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친명 인사들의 원내 추가 진출이 예상된다.

컷오프 당사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홍 의원은 “‘이재명을 위한 시스템 공천’만 앙상하게 남았다”며 “새로운 정치를 고민하는 분들과 뜻을 세우겠다”며 탈당을 시사했다. 홍 의원은 다음주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앞서 김영주(서울 영등포갑)·이수진(서울 동작을)·박영순(대전 대덕)·설훈(경기 부천을)·이상헌(울산 북) 의원 등 다섯 명이 탈당한 바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기 의원은 “지난해 3월 당무위원회는 이 대표와 저, 이수진 의원(비례)에 대한 기소가 정치 탄압이라는 결정을 내렸다”며 “그러나 누구는 되고, 기동민은 안 된다고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 중인 친명계 이수진 의원에게는 경기 성남중원에서 경선 기회가 주어진 것을 겨냥한 것이다. 성남중원은 비명계 윤영찬 의원이 현역인 곳이다.

경기 용인갑에서는 권인숙 의원(비례)과 이상식·이우일 후보가 경선을 치르게 됐다. 이우일 후보는 이 대표가 기소된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 핵심 피고인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최측근이다. 지난해 이 대표의 측근인 박찬대 최고위원을 만난 사실이 알려져 ‘이 부지사 회유 의혹’의 핵심 고리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 밖에 탈당한 설 의원 지역구(부천을)와 불출마를 선언한 소병철 의원 지역구(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5선 변재일 의원 지역구(충북 청주청원)도 전략 지역구로 지정됐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