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통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청래 의원.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통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청래 의원. 사진=뉴스1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이재명 대표를 축구선수 손흥민에 비유하면서 "축구 팬들은 현재 국가대표 주장인 손흥민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친노(친노무현), 친문(친문재인), 친명(친이재명)계를 떠나 현재 당대표인 이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 최고위원은 4월 총선에서 서울 마포을 지역구에 단수공천을 받았다.

정 최고위원은 28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현 국면을) 축구로 따지면 국가대표를 차범근과 황선홍, 홍명보, 박지성으로 계승돼 왔던 것과 같다"며 "현재 축구 팬들은 홍명보만을 지지한다는 게 아니라 손흥민을 지지한다. 지금은 이재명을 위해 깃발을 치켜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최근 공천 및 현역 평가 결과에 반발한 의원들의 '탈당 러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날 기준 22대 총선을 앞두고 탈당한 민주당 의원은 4명이다. 설훈 의원은 '하위 10%' 통보에, 김영주 국회부의장과 박영순 의원이 하위 20% 통보에 불복해 당을 나갔다. 이수진(동작을) 의원은 공천배제에 반발해 탈당했다.

정 최고위원은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을 위한 변명을 하겠다"며 모두발언의 운을 뗐다. 그는 "저는 한때 친노로, 친문으로 분류됐고 지금은 언론에서 친명으로 분류한다"며 "한 정치인을 단정적으로 낙인찍고 꼬리표를 붙이는 언론 방식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의 입맛대로 정치인을 어떨 때는 친노로, 비노로, 친문으로, 비문으로, 친명으로, 비명으로 필요에 따라 낙인을 찍는다"고 비판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 사진=토트넘 공식 유튜브 채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 사진=토트넘 공식 유튜브 채널
정 최고위원은 2004년 열린 17대 총선에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출신을 앞세워 서울 마포을에 출마해 강용석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18대 총선에선 통합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19대 총선에선 재출마해 강용석 후보와 김성동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다만 20대 총선에선 당으로부터 컷오프(공천배제), 21대 총선에서는 단수공천으로 김성동 미래통합당 후보를 제치고 3선에 성공했다.

정 최고위원은 "저는 노사모 출신이다. 당시 노무현은 민주당의 깃발이고 상징이었고, 저는 노무현을 지지하는 국민들도 사랑했다. 이것이 민주당의 정신"이라며 "문재인 정권에서는 최고위원을 했다. 문재인을 지키다가 징계도 받고 총선 컷오프 아픔도 있었다"며 "당시 노무현, 문재인 정권을 흔들던 정치인들은 다 어디 갔는가. 같은 목소리로 정권을 지키자고 했던 동지들은 어디 갔는가"라고 했다.

그는 "친노, 친문은 되고 친명은 안 되나. 국회의원들 다 노무현, 문재인 이름 걸고 당선되지 않았었나. 다 친노, 친문을 자처했었다"면서도 "왜 이재명은 안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는 시대에 대한 몰이해고 역행이다. 강물의 흐름처럼 노장 선수가 교체되는 것이고, 정치계도 노쇠화된 정치인을 몰아내고 신인이 올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마지막으로 이해찬 상임고문을 언급했다. 그는 "민주당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 시대의 정신을 지키는 소나무가 계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해찬 대표께서 총선에서도 민주당 이재명 지키는 소나무가 되달라"며 "이재명 깃발로 총단결해 윤 정권을· 심판하고 총선에서 승리하자"고 덧붙였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