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선 후보 '무관심' 토론회…푸틴 '바빠서' 불참
압도적 지지로 당선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토론회에 참가하지 않는 탓이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바쁜 일정 때문에 대선 후보 토론회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미리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선거 운동을 하는 대신 현직 대통령으로서 공식 업무 일정을 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등 현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후보들은 등록이 거부된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의 당선을 위한 '들러리'로 평가받는 나머지 세 명의 후보만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심지어 26일(현지시간) 국영 '로시야1' 방송에서 1시간 동안 방송된 첫 대선 토론회에는 새로운사람들당의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 후보, 러시아연방공산당의 니콜라이 하리토노프 후보 등 2명만 직접 출연했다.
러시아자유민주당(LDPR)의 레오니트 슬루츠키 후보는 같은 정당의 니키타 베레진을 대신 내보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첫 토론회에 대해 "이들은 본격적인 토론을 하지 않았고 토론을 할 것으로 보이지도 않았다"고 혹평했다.
토론회는 참가자가 세 가지 질문에 대해 4분의 제한 시간 내에 답하는 방식이었다.
정치학자 콘스탄틴 칼라체프는 "이러한 형식으로는 열띤 토론이 벌어질 수 없다"며 "토론이 아니라 후보들의 사전 선거 연설이라고 하는 게 더 적절했다"고 비판했다.
첫 토론회 주제는 '교육'이었다.
다반코프는 자기 할아버지가 노벨 화학상 후보였고 할머니는 교육에 30년을 헌신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교육비를 예산의 현 4%에서 10%로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하리토노프는 "우리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며 옛 소련 시절을 떠올리며 공산당의 사회주의적 가치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공교육을 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베레진은 개인적인 의견 없이 정당(LDPR)의 교육 정책을 설명하는 데 그쳤다.
코메르산트는 그나마 이런 내용이 토론의 전부였다면서 그 이후에는 후보가 각자 준비한 발언 내용을 발표하느라 토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심지어 '디지털 트렌드'에 관한 질문에는 세 출연자가 거의 만장일치로 한국의 수능과 비슷한 시험인 '통합국가시험'을 개혁하고 교사 급여를 올리고 대학에서 실무 중심 교육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고 이 신문은 꼬집었다.
미국이 지원하는 자유유럽방송 러시아어 서비스는 현 정부가 추진 중인 현 교육 프로젝트를 평가해달라는 요청에 누구도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지 않았으며 연관된 질문에 대답하는 것을 피했다고 지적했다.
대선 토론회는 다음 달 7일까지 거의 매일 각종 방송 및 라디오 채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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