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마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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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핀'은 권유리라는 사람에게도 큰 행운입니다."

소녀시대 권유리의 첫 단독 주연 영화 '돌핀'이 베일을 벗었다.

'돌핀'은 삶의 변화가 두려운 30대 지역신문 기자 나영이 우연히 볼링을 접하며 용기를 가지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다뤘다. '돌핀'은 볼링공이 레인을 벗어나 도랑에 빠졌지만, 마지막에 돌고래처럼 툭 튀어 올라 남은 볼링 핀을 쓰러뜨리는 것을 의미한다. 정식 용어는 아니지만 극 중 작은 기적처럼 찾아온 뜻밖의 행운을 의미한다.

권유리는 가수와 배우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다. 그동안 '패션왕', '피고인', '대장금이 보고 있다', '보쌈-운명을 훔친다', '굿잡'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에서 스펙트럼을 넓히며 배우로서의 정체성을 쌓아 올려왔다. '돌핀'에서 권유리는 화려한 무대 위의 모습이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인간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26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 입구에서 열린 '돌핀' 언론배급시사회에서 권유리는 "독립영화에 궁금함과 관심이 많았다. 반가운 마음에 대본을 읽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소재의 자유로움이 있다 보니까 서정적인 느낌이 반가웠고, 요즘 극적인 요소들이 되게 많은데 '돌핀'은 주변에 있을법한 인물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감정이 섬세하다고 생각했다. 나영으로 살아가 보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사진=㈜마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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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은 권유리에게 일종의 도전이었다. 그는 "나의 것, 내가 가진 것에 대한 집착이 있었다. 그런 나영에게 찾아온 일말의 변화나 성장이 권유리라는 사람에게 큰 힐링이었다. 큰 용기였다. 제게 '돌핀'은 작품 자체가 큰 행운이자 제 삶의 돌핀 같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권유리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 자기 모습과 거리가 있는 역할이라는 생각에 두려운 마음도 있었다고. 그는 "감독과 이야기를 해보니 당시의 권유리가 가진 고민의 지점이나, 내색하지 않았던 제 고민이 나영과 많이 닮아 있었다"며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권유리는 많은 것을 덜어냈다. 나영으로 스며들기 위한 고민이 있었다. 그는 "하려고 하는 것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였다"며 "최대한 꾸밈을 덜 하려고 했다. 메이크업을 거의 덜어내고 민낯으로 나왔다. 거기 살 법한 나영의 모습으로 표현하기 위해 생활감이 묻어나는 의상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돌핀'은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 캐나다 벤쿠버 아시아영화제 등 국내외 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장편 데뷔한 배두리 감독은 고착화된 가족 관계에서 비롯되는 갈등부터 주인공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현실 고민을 아우르는 따뜻한 시선을 밀도 있게 담아냈다.

배두리 감독은 "소소한 일상 안에서 일어나는 작은 사건에 대한 이야기"라며 "자기만의 울타리 안에 사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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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이라는 스포츠를 접목하게 된 것에 대해 "볼링을 접하게 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스포츠라고 생각했고, 시나리오에 접목했다. 작은 마을 이야기 안에 볼링이 녹아들어 가는 이야기를 쓰게 됐다"고 답했다.

배 감독은 "머릿속으로 그렸던 이야기를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돌핀' 같은 행운이었던 순간이다"라고 했다.

작품엔 베테랑 배우 길해연이 나영의 엄마 정옥 역을 연기해 또 다른 유형의 '모성'을 선보인다. 나영의 남동생 성운 역엔 '보건교사 안은영', '치얼업'으로 눈도장을 받은 신인 배우 현우석이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배우 박미현, 심희섭이 각각 든든한 조언자와 썸남으로 등장해 연기 앙상블을 펼쳤다.

길해연은 "기적처럼 개봉했다"고 인사했고 현우석은 "영화를 찍은 지 꽤 된 것 같은데 개봉한다니까 두근거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작품에 대해 길해연은 "호수 같은 작품이라는 생각했다. 피가 튀기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은 게 많고, 그동안 강한 역도 많이 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미세한 감정이 엮이고 울기도 웃기도 하는 이야기가 반갑고 고마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생의 비밀이 있다. 이 일이 상관없는 선에서 시작하자. 아예 나쁘지도, 아예 좋지도 않다. 그 보편성에 닿으려고 노력했다"고 부연했다.

현우석은 "평소 볼링을 즐기는 편이다. '돌핀'이란 작품을 만나 용어가 너무 아름답고 예쁘다고 생각했다. 도랑에 빠졌다가 튀어나오는 공을 보면 행복하다"고 말했다.

권유리는 "볼링을 치면 계속 핀이 돌아온다. '돌핀'은 순환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보는 분들이 당장이 아니더라도 천천히 도전해 보았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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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해연은 "전주에서 상영했을 때 '오랜만에 이런 영화 고맙다'는 관객의 반응이 있었다. 지글지글한 이야기를 곱게, 일상을 들여다보고 있다. 나는 어떤 변화를 꿈꿀 수 있을까. 내 지금 상태는 이대로 괜찮을까, 너무 고민하지는 않으면서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권유리는 "너무 빠르게 흘러간다. 잠시 숨 고르며 생각할 수 있는 여백이 느껴지는, 그 안에서도 용기를 찾을 수 있는 영화다"라며 "소문내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감독은 "'핀은 계속 내려온다'는 대사가 있다. 일상에서 작은 '돌핀'의 모멘트를 찾는 기분 좋은 일들이 생겼으면 한다"며 "저희 영화가 그런 기분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영화 '돌핀'은 오는 13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