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여파로 아파트-비아파트 양극화 심화"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거래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작년 주택 매매거래 중 아파트가 74%…2006년 이후 최고 비중
21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의 주택유형별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작년 전국 주택 매매거래 55만5천54건 가운데 아파트 거래는 41만1천812건으로 전체의 74.2%를 차지했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비중이다.

아파트 매매 비중은 지난 2020년 73.0%에서 2021년 65.9%, 2022년 58.7% 등으로 하락하다가 지난해 상승 전환했다.

작년 주택 매매거래 중 아파트가 74%…2006년 이후 최고 비중
전국에서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세종시였다.

작년 세종시 주택 매매거래 5천606건 중 아파트 매매는 5천297건으로 94.5%에 달했다.

이어 대구(89.4%), 광주(89.3%), 울산(89.0%), 대전(80.7%), 경남(79.9%), 부산(79.4%), 충북(77.9%), 전북(77.2%), 충남(76.9%), 경기(75.5%), 강원(72.8%), 경북(70.7%), 전남(69.9%), 인천(67.5%), 서울(56.6%), 제주(34.0%) 등의 순이었다.

아파트 비중이 늘면서 비(非)아파트(단독주택·빌라) 매매거래량과 거래 비중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국 빌라 매매거래량은 8만5천593건으로 전체 주택 매매의 15.4%를 차지했고, 단독주택 매매거래량은 5만7천649건으로 10.4%에 그쳤다.

2022년에는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아파트로 눈을 돌리면서 전국 주택 매매거래에서 비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41.3%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로 비아파트 기피 현상이 발생하고 아파트 가격까지 주춤해지면서 작년에는 아파트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에서는 지난해 비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전년도(4만623건)보다 31.3% 줄어든 2만7천922건에 그치면서 2006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만6천439건으로 전년도(1만5천384건)에 비해 136.9% 늘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비아파트의 경우 아파트와 비교해 환금성이 떨어지는 데다 전세사기의 영향까지 받아 전세와 매매 수요 모두 줄었다"며 "당분간 아파트와 비아파트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