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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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주가가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5세대 이동통신(5G)은 안정기에 입하면서 통신업 성장률이 둔화하는 와중, 인공지능(AI) 사업에 일찍 배팅해 신사업 동력을 갖춘 게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19일 SK텔레콤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5만2700원에 거래돼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올 들어선 5.31% 올랐다.
AI 집중전략에 주주환원 효과…SK텔레콤, 52주 최고가 경신
사업 다각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통신사업 성장률은 둔화하고 있지만 미래성장 사업을 중심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SK텔레콤은 2022년부터 'AI 컴퍼니' 전환을 표방하고 나섰다.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AI 인프라, 기업 AI 전환(AIX), 각종 개인화 AI 서비스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신사업 영역을 키우겠다는 게 골자다. 지난 5일 SK텔레콤의 작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선 AI 언급이 무려 61번 나왔다.

최근엔 기술·인력 투자가 결실로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SK텔레콤은 2016년부터 AI 연구개발 조직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작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AI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은 아이폰 통화녹음, 통화 통역 기능 등이 인기를 얻으며 가입자가 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에이닷 누적 가입자수는 340만명이 넘는다. 베타서비스로 운영한 전년대비 300% 늘어난 수치다.

AI 전략의 기반 격인 AI 관련 인프라서비스는 연간 매출 성장률이 30%에 달한다. SK텔레콤의 작년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은 2024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성장했다. 클라우드는 146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6% 증가했다. SK텔레콤은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용량을 현재의 두 배인 200MW 이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신규 AI 데이터센터도 구축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 사업 글로벌 진출도 본격화한다.

AI 사업으로 글로벌 시장도 노린다. 그간 국경을 벗어나지 못한 통신사업과 달리 시장을 확 키울수 있어서다. AI 기반 수의 진단 보조 솔루션인 엑스칼리버(X Caliber)를 호주 300여 동물병원에 공급하는 유통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AI 반도체 자회사 사피온은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AI 반도체 X330 국내외 확산을 올해 본격화한다. 도이치텔레콤, e&, 싱텔 등 해외 주요 통신사들과 글로벌 통신사 'AI 동맹'을 출범해 통신사 특화 거대언어모델(LLM)도 개발하고 있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생성AI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클라우드 인프라와 LLM 파트너십 및 서비스 등을 갖추고 있어 관련 수요가 계속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주환원주로도 주목받고 있다. SK텔레콤은 2023년 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6.6% 높인 3540원으로 정했다. 작년 매입한 3000억원 규모 자사주 중 발행주식총수의 1.8%에 이르는 2000억원어치는 소각을 완료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기업간거래(B2B) 사업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 AI 사업 다각화 전략에 따른 실적 개선, 주주환원정책 강화 등이 투자 포인트"라며 “작년 4분기 실적에선 데이터센터 사업과 클라우드 사업 매출액의 고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