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가는 삼성…작년 모델 갤S23 전시하는 이유
매년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래스(MWC)는 최신 이동통신 기술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세계 3대 박람회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올해 행사에 최신 모델 갤럭시S24와 함께 작년 모델인 갤럭시S23(사진)도 내놓는다.

수십만 명에 달하는 관람객과 정보기술(IT)업계 종사자에게 각 사의 최첨단 기술을 뽐내는 자리에 구형 모델을 전시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 삼성전자가 갤럭시S23을 S24와 나란히 전시한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이번에 전시하는 갤럭시S23 시리즈는 기존 S23과 같은 듯 다르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같지만 기능은 천지 차이다. 화면에 동그라미만 그리면 관련 정보를 바로 알려주는 ‘서클투서치’, 사진 편집을 도와주는 ‘포토 어시스트’, 통·번역 서비스 등 갤럭시S24에 새로 넣은 기능이 적용됐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4의 핵심 기능을 지난해 출시 모델에도 무료로 업데이트해주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가 MWC에 전작 모델까지 ‘굳이’ 등장시키는 건 인공지능(AI)폰 시장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갤럭시S24는 최근 5년간 출시된 시리즈 중 가장 큰 호평을 받았다. 초기 고객 만족도가 애플 아이폰 시리즈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애플의 AI폰은 하반기 출시가 예정돼 있어 삼성전자가 출시 초반 빠르게 판매량을 늘린다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지난해 모델 판매량이 함께 늘어나는 것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갤럭시S23 모델을 구입한 소비자는 이르면 다음달 중순부터 무료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기존에 산 사용자도 해당한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