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예상 웃돈 1월 CPI

오늘 美증시에서 알아야 할 3가지…CPI 금리전망 코카콜라 [나수지의 미나리]
1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월가의 예상을 웃돌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습니다. 13일(현지시간) 발표된 1월 CPI는 전월 대비 0.3% 올라 월가 예상치인 0.2%를 웃돌았습니다. 전년 대비로는 3.1% 상승해 예상치인 2.9%를 상회했습니다. 월가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물가가 2%대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습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지난해 5월 이후 최대폭으로 상승했습니다. 1월 근원 CPI는 전월대비 0.4% 상승해 예상치인 0.3%를 웃돌았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3.9%올라 예상치인 3.7%를 역시 웃돌았습니다.
오늘 美증시에서 알아야 할 3가지…CPI 금리전망 코카콜라 [나수지의 미나리]
주거비가 0.6%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상승분의 3분의 2 이상을 밀어올렸습니다.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가 -0.9% 하락하고, 의류가 -0.7% 하락한 점을 제외하면 대부분 섹터에서 물가가 크게 상승했습니다. 피치는 "임대료 뿐 아니라 의료 교통 서비스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인플레이션이 상승해 아주 좋은 수치는 아니었다"면서 "연준이 인플레이션 하락 경로의 지속성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한 것은 옳았다"고 짚었습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1월 CPI가 예상치 못한 수준으로 올라가면서 인플레이션 2% 목표치까지 가는 마지막 경로가 가장 어렵다는 스토리가 강화하고있다"며 "다만 소유자의 등가임대료가 0.6% 상승한 것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디스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중"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사라진 5월 금리인하 기대

오늘 美증시에서 알아야 할 3가지…CPI 금리전망 코카콜라 [나수지의 미나리]
물가가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시장은 금리인하 기대감을 서서히 낮추고 있습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Fed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이제 3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91.5%까지 높여잡았습니다. 5월도 동결 '베팅'이 64.5%로 우세합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이 올해 6월에 처음으로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 횟수에 대한 기대도 크게 낮췄습니다. 올 초만 하더라도 시장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여섯번 까지도 낮출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제는 6월, 7월, 11월 총 3번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사그라들면서 이 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 때 14.6bp(1bp=0.01%p)오른 4.314%에 거래됐습니다. 주식시장도 크게 하락했습니다. 이 날 다우지수는 1.35%, S&P500은 1.37%, 나스닥은 1.80% 떨어진 채 장을 마쳤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느리게 내릴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면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0.67% 상승한 104.86까지 올랐습니다.

개별기업 실적 호재는 여전

시장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견조한 실적을 낸 기업들은 주가를 방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대표적인 게 이 날 개장 전 실적을 발표한 코카콜라입니다. 코카콜라는 인플레이션 환경 속에서도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는 데 성공하면서 월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놨습니다. 지난해 4분기 코카콜라 매출은 108억 5000만달러로 전년대비 7% 늘었습니다. 월가 예상치인 106억8000만달러도 상회했습니다. 주당순이익은 0.49달러로 예상에 부합했습니다.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단위물량이 2% 늘면서 판매량이 늘어난 게 실적을 떠받쳤습니다. 중동분쟁으로 인해 판매량이 1%P가량 줄었다고 추정했지만, 여전히 수요가 늘어난 겁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펩시는 고객들이 소비를 줄이면서 판매량이 6% 줄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는 "가처분 소득이 적은 일부 북미 소비자들이 인플레로 인해 압박을 받고 있다"며 "반면 심플리, 페어라이프 등 고가 프리미엄 제품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소비가 양극화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코카콜라는 이 날 0.59% 내린 채 장을 마쳤습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