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브랜드·인플루언서 연결…K패션 전파 플랫폼 될 것" [긱스]
인스타그램에 접속한다. 팔로한 인플루언서가 입은 옷과 가방을 살핀다. 브랜드와 제품번호를 확인한다. 온라인몰에서 구매한다. MZ세대의 쇼핑 순서는 이렇다. 최근 주요 패션 브랜드들이 SNS를 통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건 쇼핑 트렌드가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SNS 마케팅은 녹록지 않다. 인플루언서 발굴부터 섭외, 보상에 이르는 과정을 조율해야 해서다.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인플루언서를 찾는 일부터 만만찮다. 제품을 협찬받고 콘텐츠는 올리지 않는 ‘노쇼’도 적지 않다. 인플루언서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다. 협찬받고 싶어도 어떻게 브랜드에 연락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패션 테크 기업 스타일메이트를 창업한 한상희 대표(사진)는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패션 브랜드가 스타일메이트에 협찬을 맡기면 인플루언서들이 직접 취향에 맞는 의류를 신청하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브랜드는 적합한 인플루언서를 골라 협업하고 보상한다. 여기에 걸리는 기간은 5일 안팎. 기존 3주가량이 필요하던 것에서 크게 줄었다. 패션 브랜드 100여 곳이 스타일메이트를 활용하고 있다.

현재 스타일메이트에 등록된 인플루언서는 3000여 명. 전원이 본인 채널을 갖고 있다. 스타일메이트의 검토와 인증까지 거쳤다. 한 대표는 “서비스 초기 SNS 팔로어가 1000여 명에 불과했던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이 지금은 초대형으로 성장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모든 협찬 과정은 데이터 기반으로 이뤄진다. 브랜드는 아이템별로 인플루언서의 관심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협찬한 인플루언서 SNS의 좋아요, 댓글 수 등의 데이터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한 대표는 “제품 선호도부터 마케팅 효율까지 전부 데이터화해 보여주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인플루언서를 자동 추천하는 기능도 고도화하고 있다. 이미 3000여 명의 특징과 스타일 등을 분석해 알고리즘화했다. 브랜드는 신규 인플루언서들을 쉽게 찾아낼 수 있고, 인플루언서들은 자신의 이미지와 맞는 브랜드와 접점을 만들 수 있다.

한 대표는 “건강한 패션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지금은 인스타 위주로 서비스하고 있지만 틱토커, 유튜버 등으로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인플루언서가 스타일메이트 플랫폼에 콘텐츠를 올리면 자동으로 인스타, 틱톡, 유튜브 등에 게재되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세계에 K패션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게 스타일메이트라고 한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K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한국에서 옷 잘 입는 친구들이 어떤 옷을 입고 SNS에 올리는지를 가장 궁금해한다”며 “한국 인플루언서들에게 옷을 입힌 뒤 해외 각국에 노출하는 서비스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K패션 브랜드들이 글로벌로 나갈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서비스가 되겠다는 포부를 내보였다. “인플루언서 콘텐츠를 시작으로 다양한 패션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입니다. K패션을 세계로 내보내는 데 일조하겠습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