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눈높이 공천 전제로 실세·중진 '기계적 희생론'에 선긋기
'공천 잡음'도 경계…"탈락자들이 설득하고 수긍하는 공천돼야"
이기는 공천 강조한 한동훈…'은혜 갚기·자기 세력 사천' 반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여당의 4·10 총선 공천 '제1원칙'은 '승리 가능성'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공천에 대해 "기준은 명확하다.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후보가 이길 수 있는 지역에 나가서 이겨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말 취임 후 이미 여러 차례 '이기는 공천'을 강조해왔다.

계파나 친소 관계, 정치적 메시지 등을 따지기보다는 해당 지역구에서 '이길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한 척도로 보고 총선 후보를 내겠다는 게 한 위원장이 강조해온 내용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토론회에서도 과거 보수정당 선거 패인에는 '잘못된 공천'이 있었다는 점을 짚기도 했다.

그는 "공천하는 과정에서 이기기 위한 목적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신세 지거나 아는 사람을 은혜 갚는 식으로 끼워 넣거나 이후 내부 정치나 자기 세력 확대를 목적으로 한 구도를 짜는 '사(私)'가 들어갔을 때 선거가 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아는 사람이 없다"며 기존 정치권과 인연이 없는 자신이 과거와 다른 '이기는 공천'을 하는 데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이기는 공천의 연장선상에서 실세·중진 의원들을 겨냥한 '무조건 희생'에도 선을 그었다.

한 위원장은 "권력의 실세, 의회 권력 핵심이 이길 수 있는 분이라면, 그분들이 불출마하겠다고 하면 집에 가서 말리겠다"며 "몇 선 이상은 그만둬야 하고 어떤 권력과 친하면 그만두고 하는 것은 이기는 논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당선 가능성이 큰 친윤(친윤석열)계 핵심과 다선 중진 의원에 기계적으로 용퇴론을 적용해선 안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한 위원장은 그런 공천에도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후보'라는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며 국민 눈높이를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한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최근의 중진 재배치가 '승리 가능성'에 중점을 둔 전략임을 강조한 것으로도 읽힌다.

국민의힘은 최근 5선 서병수 의원, 3선 김태호·조해진 의원 등 중진들을 대상으로 기존 지역구를 떠나 더불어민주당 현역이 있는 '험지'에 출마해달라고 요청했다.

이기는 공천 강조한 한동훈…'은혜 갚기·자기 세력 사천' 반대
한 위원장은 공천 잡음 가능성도 경계했다.

공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가 '공천 기획설'을 주장하는 등 당내에서는 이미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 위원장은 "어떻게 자기가 떨어지는 데 공감을 하겠나"며 "그렇지만 적어도 설득되고 수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해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강한 열망이 있다"며 공정한 선거 관리를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법상 사전투표 관리관이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게 돼 있는데, 대법원 판례와 규칙으로 인해 도장을 직접 안 찍어도 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선관위가 사전투표용지 관리관 직인을 인쇄 방식으로 운영하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이건 실제로 꼭 도장을 찍어야 한다.

사전투표 관리관이 그 정도 책임성도 없이 사전투표를 관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선관위에서 그걸 반드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