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저PBR株, 주가 부양책으로 '자사주' 카드 만지작…이런 종목 선점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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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BR株 자사주 매입·소각 모멘텀 고려

삼성물산 자사주 소각 앞당기자 주가 껑충
자사주 매입·소각 가능성 높은 종목 선점할 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식시장에서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미리 선점하란 조언이 나온다. 시장에서 소외된 저PBR주가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등의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것이란 이유에서다.

7일 삼성물산 주가는 지난달 저점(11만5400원) 대비 28.2% 급등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으나 자사주 소각 계획을 앞당기자 주가가 급반등했다.

삼성물산은 당초 계획했던 약 3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소요 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며 주주환원 확대에 나섰다. 이번 삼성물산의 자사주 소각 관련 발표를 두고선 시의적절했단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주식시장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기 때문이다. PBR 1배 미만인 기업들이 주요 대상이다. PBR 1배 미만인 종목들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이전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물산도 PBR 1배 미만 종목이다.

시장에선 자사주 소각이나 매입 검토가 가능한 종목을 미리 선점하라고 조언한다. 자사주 매입 공시는 일반적으로 주가에 호재다. 기업을 가장 잘 아는 경영진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단 소식은 현재 기업의 주가가 저평가 상태라는 인식을 준다. 여기에 자사주 매입 기간 꾸준하게 자사주를 매수 혹은 호가를 제시해야 하므로 수급 여건이 개선될 수 있다. 또 장내 유통주식수가 감소함에 따라 주가의 상승 가능성도 높다.

이후 자사주 소각도 중요하다. 통상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 유통되는 발행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높인다. 소각 없는 자사주 매입은 회사 입장에서 언제든 다시 되팔 수 있다. 이 때문에 소각 없이 자사주 매입만 이뤄지면 반쪽짜리 주가 부양 정책이란 지적이 나온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취득했다면 소각까지 이뤄져야 온전한 주가 부양 효과를 거둘 수 있다.

SK증권이 최근 자사주 비율이 10% 이상이며, 3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수익률(ROA) 모두가 마이너스인 종목을 선별한 결과, 모아텍엘엠에스, 코아스템켐온, 롯데지주, 대한방직, 영흥, 예스코홀딩스, 티엘아이, 대구백화점, 대호특수강 등이 자사주 소각 검토 가능성이 높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모아텍의 자사주 비율은 35.8%로, 최근 3년 평균 ROE와 ROA는 각각 -2.5%, 2.3%로 집계됐다. 자사주를 보유한 종목 중 ROE나 ROA가 높지 않다면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이 기업가치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자사주 매입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는 종목으론 아모텍, F&F, 카카오게임즈, 삼성SDI, 코퍼스코리아, LG화학, 두산퓨얼셀, 한온시스템, 펄어비스, LG에너지솔루션 등이 꼽혔다. 최근 6개월과 12개월 주가 수익률이 -10% 이상, 작년과 올해 순이익이 연속으로 증가하거나 흑자로 전환한 종목, 현재 자사주 비중이 5% 미만을 조건으로 삼았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이나 매입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찾는다면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데, 특히 주가가 부진할 경우 자사주 매입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실적 개선이 예상되거나 보유한 자사주 비중이 높지 않은 종목이 자사주 매입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자사주의 들쭉날쭉한 주가 부양 효과와 더불어 자사주 매입 종료 후 주가가 하락 가능성은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매입 기간 내내 지속된 꾸준한 매수세가 사라지면서 수급 공백이 생길 수 있어서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