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신입생 학교 분위기부터 어수선해질 듯"…약대·한의대 등도 'N수' 예상
"지역인재 선발 비중 커지면 지방대-수도권 의대 점수 격차 벌어질 듯"
의대정원 파격 확대에 N수생 늘어날까…"의대 열풍 더 거셀 듯"
정부가 의대 정원을 27년 만에 2천명 늘리기로 결정하면서 최상위권을 중심으로 입시 판도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의대 열풍' 현상이 더 심해져 N수생이 늘어나고, 의대 합격선 또한 낮아져 다른 최상위권 학과까지 도미노 현상으로 합격선이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종로학원 등 입시업계에 따르면 의대 정원이 2천명 늘어나 총 5천58명이 된 것은 최상위권 학생들의 대학 진학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늘어난 의대 정원은 2024학년도 입시 기준으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자연계열 학과 모집인원 총합인 5천443명(서울대 1천844명, 연세대 1천518명, 고려대 2천81명)의 93.0%에 맞먹는 수치다.

증원 규모만 보더라도 새로 추가된 의대 정원 2천명은 서울대 자연계열 입학생 수(1천844명)를 넘어선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4개 과학기술원의 신입생 규모(1천700여명)도 넘는다.

최상위권 학생들이 무더기로 의학 계열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상단 이공계나 서울대 신입생을 다 쓸어 담을 수 있는 규모로, 절대 작은 규모가 아니다"며 "기존의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합격선도 초토화될 수 있고, 카이스트 등 과학기술원 대학의 중도 탈락도 많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의대 정원이 파격적으로 늘었기 때문에 이공계 학과나 약대, 치대, 수의대, 한의대 등 다른 의약학 계열 재학생들이 '의대행'을 목표로 N수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 대표는 "당장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입학한 3월 신입생들의 학교 분위기가 어수선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약대 등 같은 의약학 계열의 학생도 빠져나올 수 있고, 중도탈락이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입시에서 한 계열의 전공 학과가 이처럼 파격적으로 늘어난 것은 2022학년도에 약대가 1천700여명가량을 전문대학원에서 학부 선발로 전환한 것 이외에는 처음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N수생이 많아질 수밖에 없고, 자연계열 학생 중 일부 성적이 낮은 학생들도 의대에 재도전하는 현상이 심화할 것 같다"며 "의대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대정원 파격 확대에 N수생 늘어날까…"의대 열풍 더 거셀 듯"
의대 정원을 확대하면서 지역인재전형 비중을 높일 경우 지방권 학생들의 의대 입시가 수도권에 비해 더욱 유리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종로학원이 지방 의대 27개의 2023학년도 수시 모집에 최종 등록한 합격생의 백분위 70% 컷을 분석한 결과 지방권 의대의 지역인재 선발 평균 합격선은 '학생부교과전형' 기준으로 1.27등급이었다.

이는 서울권(1.06등급)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이다.

학생부교과전형의 최저 합격선도 지방권 지역인재의 경우 1.51등급이었는데, 이 경우도 서울권(1.18등급)보다 낮게 형성됐다.

강원의 모 대학에서는 '학생부 종합' 지방권 지역인재 전형에서 내신 4.16등급인 학생이 의대에 합격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중이 더 커지게 된다면 지방권과 수도권의 점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역인재 선발 비중이 커진다면 지방권 학생의 의대 수시 최저 합격선도 낮아질 수 있다"며 "수도권보다 지방권에서 점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