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항로 허가로 중간선 무력화 이어 최선전 해역 회색지대화 가능성에 긴장

대만이 이번엔 최전선 진먼다오(金門島)와 마쭈(馬祖) 열도 접근 제한 수역에 대한 중국 선박의 침범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 이달부터 자국 민항기의 대만해협 중간선 근접 비행 허가를 내줘 대만해협 중간선 무력화에 나선 데 이어 최전선 해역까지 회색지대화(化)에 나설 것으로 보고 긴장하는 것이다.

회색지대 전술은 정규군이 아닌 민병대나 민간을 활용해 저강도로 도발, 특정 지역을 분쟁지대로 만드는 걸 일컫는다.

5일 대만 자유시보는 보도를 통해 지난달 13일 총통선거에서 민주진보당(민진당)의 3연임 집권 성공 이후 압박의 강도를 높여온 중국이 대만의 진먼다오와 마쭈열도 부근에 선박을 자주 진입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대만, 이번엔 진먼다오·마쭈 접근제한 수역에 中선박 침범 우려
대만은 두 곳 주변 6㎞ 이내를 접근 제한 수역으로 정하고 함정 등으로 연안 순찰을 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선박의 진입 때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군함은 아니지만 사실상 당국 지시를 받는 민간 선박을 해당 수역에 진입시켜 정치적 목적의 도발을 함으로써 분쟁 구역화할 것으로 이 신문은 내다봤다.

실제 작년 말에도 중국 예인선 닝하이퉈 5001호가 과도한 바람과 파도를 핑계로 대만이 연안 순찰을 하는 해역인 어롼비 수역에 넘나들기도 했다.

앞서 중국은 이달부터 양안 절충 항로를 폐쇄하고 M503 항로를 원래대로 사용하면서 W122와 W123 항로 사용도 개시한다고 지난달 30일 밝힌 바 있다.

남북 연결 M503 항로는 대만해협 중간선에서 서쪽으로 약 7.8㎞, 절충 항로는 M503 항로로부터 서쪽으로 11㎞ 떨어졌다.

W122·W123 항로는 서쪽의 푸저우시·샤먼시로부터 M503 항로와 가로로 연결됐다.

애초 2015년 M503 항로와 W122·W123 항로 개설을 일방적으로 선언했던 중국은 당시 양안 협상을 통해 절충 항로를 써왔으나, 이번에 대만 압박 차원에서 강수를 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국은 친미·독립 성향으로 오는 5월 20일 취임 예정인 라이칭더 총통 당선 이후 대만을 겨냥해 정치·경제·외교·안보 등에서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우선 총통 선거 이틀 후인 지난달 15일 '금전외교'로 남태평양의 섬나라 나우루의 '대만 단교 및 중국 수교' 조치를 가져온 데 이어 18일에는 아시아배구연맹(AVC)을 압박해 대만의 U-20(20세 이하) 남자배구선수권대회 주최를 취소시켰다.

중국은 또 대만산 빈랑(열대 과일)과 갈치 등 농수산물 34종에 부여해온 무관세 혜택의 중단을 예고하고 있으며 양안 자유무역협정(FTA) 격인 '양안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중단도 위협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일부터 대만산 화학제품 12개 품목에 대해 ECFA에 따라 적용하던 관세 감면을 중단하고 현행 규정에 따른 세율을 부과한다.

자유시보는 중국 당국이 대만의 주권을 부정할 목적으로 국적과 관계없이 진먼과 마쭈열도에 가려는 항공기와 선박에 대해 승인받도록 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대만, 이번엔 진먼다오·마쭈 접근제한 수역에 中선박 침범 우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