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수출액은 총 709억 달러(약 94조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자동차 산업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요. 한 대의 자동차에 약 2만~3만 개의 각종 부품이 들어가는 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동차 산업은 수많은 자재·부품·장비 회사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요. 그야말로 자동차에는 기계·전 기·정보 통신 등 여러 분야의 첨단 기술이 집약되는 셈입니다. 기계산업 발전 이끈 자동차 제조업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유럽과 미국에서는 여러 자동차 회사가 설립됐어요. 프랑스의 푸조와 르노, 독일 다임러, 미국의 포드 등이 대표적이에요. 이들 회사는 자동차 경주 대회에서 성능을 겨루기도 했어요. 프랑스 파리에서 중국 베이징까지 달리는 최초의 랠리 자동차 경주 대회가 1907년에 열렸죠. 자동차 제조 회사들은 엔진과 타이어 등 여러 부품을 경쟁적으로 개발했어요. 더 빠르고 튼튼한 자동차를 만들려는 노력은 자연스럽게 20세기 기계 산업의 발전을 이끌었습니다. 한국·일본·중국의 약진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자동차 제조 기술을 가진 나라는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 지나지 않았어요.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을 전후로 한국과 일본이 새롭게 자동차 생산 국가로 떠올랐죠. 오늘날 자동차를 가장 많이 파는 회사는 어디일까요? 일본의 도요타는 2023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판매한 회사예요.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지요. 한국의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기아·제네시스)은 2년 연속 3위를 차지했어요. 현대자동차는 1976년 우리나라 최초의 독자 모델인 ‘포니’를 내놓았는데, 채 50년도 되지 않아 세계톱 3로 올라선 거예요. 국가별로는 중국이 가장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어요. 지난해 3000만 대 이상의 자동차가 중국에서 생산됐어요. 2위인 미국(약 1500만 대)을 크게 앞서는 수치 입니다. 더 치열해지는 미래 차 경쟁 2012년 이후 전기차 시장은 미국의 테슬라 덕분에 폭발적으로 성장했어요. 전기 충전 배터리와 차량용 반도체 기술이 빠르게 발달한 덕분이기도 해요. 전기차는 내연 기관차가 내뿜는 배기가스가 없어서 대기 오염을 줄일 수있고,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휘발유 등 연료 가격이 올라도 유지비가 적게 드는 장점이 있어요. 다만 여전히 부족한 충전소와 상대적으로 긴 충전 시간은 단점으로 꼽혀요. 전기차 비중은 계속 늘고 있어요.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18%를 차지했을 정도예요. 특히 BYD(비야디), GAC 모터(광저우자동차그룹), 울링모터스 등 중국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의 전기차를 앞워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구글, 애플, 아마존, MS(마 이크로소프트) 등 과거에는 자동차와 상관없던 대형 IT(정보 기술) 기업들까지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AI) 차량 개발에 뛰어들면서 미래 차 경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어요.by 문혜정 기자
김영섭 KT 대표가 올해 세계 최대 통신기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서 글로벌 주요 통신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주요 현안을 논의한다.KT는 김 대표가 26~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4에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CEO 보드 미팅에 참석한다고 25일 발표했다. MWC를 주관하는 GSMA의 국내 이사회 멤버는 김 대표뿐이다.미팅에선 6세대(6G) 이동통신, 차세대 네트워크, 글로벌 정책 이슈, 거대언어모델(LLM) 등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현안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KT는 MWC 2024에서 ‘미래를 만드는 디지털 혁신 파트너 KT’를 주제로 전시관을 꾸렸다.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과 인공지능(AI) 혁신기술을 통해 달라질 미래 생활을 선보이기로 했다.미래 교통수단인 도심항공교통(UAM) 운항을 위한 항공 통신망 구축 기술이 눈길을 끌 전망이다. 최고 수준의 항공망 안정성을 보장하는 통신·안테나 기술인 ‘스카이패스’, 고속 이동하는 UAM에서도 끊김 없는 서비스를 보장하는 위성 연계형 ‘초 커버리지 다중 연결 네트워크’ 등이다. AI를 활용해 비상 상황에서도 안전 운항을 지원해주는 ‘UAM 교통관리시스템’도 전시한다.KT 측은 초거대 AI가 적용된 다양한 사례를 주요 볼거리로 꼽았다. LLM이 적용된 AI 반도체, KT와 태국 자스민그룹(JAS)이 협력해 개발 중인 태국어 LLM ‘소버린 AI’ 등이다. 초거대 AI를 광고 도메인에 적용한 ‘AI 문맥 맞춤 광고 서비스’도 시연한다. LLM이 사용자가 머무는 콘텐츠의 맥락을 정확히 파악해 최적의 광고를 추천한다.바르셀로나=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철저한 비용 절감과 방위산업 호조에 힘입어 비행기 엔진 제작업체 롤스로이스PLC가 지난해 기록적인 실적을 거뒀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증가하면서 주가가 8% 넘게 뛰었다. 롤스로이스PLC는 22일(현지시간)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기저영업이익(일회성 변수를 제외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43.8% 증가한 15억9000만파운드(약 2조6700억원)라고 밝혔다. 기저매출은 154억900만파운드(약 26조원)로 지난해보다 21.4% 늘었다. 영업마진율은 5.1%에서 10.3%로, 자본이익률은 4.9%에서 11.3%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주당순이익(EPS)은 0.019파운드에서 0.137파운드로 뛰었다. 부문별로는 민간항공 기저매출이 7억3480만파운드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방위산업은 12% 늘어난 4억770만파운드, 전력시스템은 16% 늘어난 3억9680만파운드로 집계됐다. 투판 에르긴빌직 롤스로이스PLC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에는 상업적 최적화, 비용 효율성, 전략적 이니셔티브의 진전에 힘입어 기록적인 성과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롤스로이스PLC는 항공기용 제트엔진과 선박·잠수함 동력 시스템 등을 제조하는 영국 대표 중공업 기업이다. BMW 산하의 최고급 승용차 제조업체인 롤스로이스모터스와는 같은 뿌리를 공유하지만 별개 회사다. 롤스로이스PLC의 호실적은 지난해 1월 취임한 에르긴빌직 CEO의 구조개혁이 통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롤스로이스PLC의 상황은 에르긴빌직 CEO가 취임하며 “불타는 플랫폼”이라고 부를 정도로 열악했다. 불타는 플랫폼이란 2011년 스티브 엘롭 노키아 전 CEO가 자신의 회사를 ‘석유 플랫폼에 불이 붙어 생존을 위해 차가운 물에 뛰어들어야 하는 근로자’에 비유한 표현이다. 2018년과 2020년, 2021년 민간항공 부문 경쟁사인 제네럴일렉트릭(GE), 사프란에어로스페이스, 프랫앤휘트니가 흑자를 거둘 때에도 롤스로이스PLC는 적자를 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정점에 달한 2020년에는 영업적자비율이 50.5%에 달하기도 했다. 브리티시페트롤륨(BP) 등 에너지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에르긴빌직 CEO는 취임하자마자 메스를 들었다. 그는 △운영비용 감축 △효율성 증대 △기업 문화혁신 등 7가지 분야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복되는 그룹은 간소화하고 전체 인력의 약 6%에 해당하는 2500명을 감원했다. 손실이 발생하는 일부 계약은 논의를 중단시키기도 했다. 투자자문사 에이전시파트너스의 닉 커닝햄 애널리스트는 롤스로이스PLC가 “모든 운영 사업에서 기대치를 상회했지만 비례적으로 가장 큰 성과는 전력과 방위산업에서 나왔다”라며 “전반적인 성과는 외부적인 회복 뿐만 아니라 경영진의 조치가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촉발된 각국의 무장강화 흐름도 롤스로이스PLC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롤스로이스PLC는 호주가 미국·영국과 협의체를 꾸려 발주하는 오커스(AUKUS) 잠수함 계약에 힘입어 방위산업 수주 잔고가 지난해 말 92억파운드(약 15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미 공군의 B-52폭격기에 들어가는 신형 F130 엔진 판매가 전투무기 매출 증가에 일조했다. 러스 물드 AJ벨 투자이사는 “글로벌 긴장이 고조된 덕분에 (각국이) 군사 지출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롤스로이스가 개선된 전망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롤스로이스PLC 주가는 런던 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8.29% 오른 3.57파운드에 거래됐다. 롤스로이스PLC 주가는 1년 간 168.07%, 올해 들어 19% 상승했다. 지난해 유럽 대표 지수 ‘유로스톡스600’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주식이기도 하다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