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저점' 이마트 오를 일만 남았나…"자회사가 문제"
이마트가 '본업'보다 자회사의 실적 부진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증권가에서는 이마트의 목표주가를 연달아 낮추고 있다.

22일 IBK투자증권은 이마트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적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마트의 목표주가를 기존 8만원에서 7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의 4분기 실적이 부진해 시장의 예상과 달리 적자 전환 가능 가능성이 높다"면서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 개선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IBK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이마트 연결기준 매출액은 7조6114억원, 영업손실은 310억원으로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추정했다. 남 연구원은 "온라인 점유율 확대 전략에 따른 쓱닷컴의 적자 폭 확대,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영업실적 개선 지연, 신세계건설의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 따른 충당금 설정이 예상된다"고 부정적 실적 예상 근거를 설명했다. 그는 특히 신세계건설의 PF 충당금 설정이 이마트 본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남 연구원은 "연결부채 증가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 금융비용 증가뿐만 아니라 할인점 오프라인 출점 재개하겠다는 전략이 지연되면서 성장성 확보를 위한 투자가 보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날 이마트의 목표주가를 기존 11만5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이마트의 영업이익이 209억원으로 시장 평균 전망치보다 53.6% 낮은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건설의 실적 부진과 온라인 사업의 적자 지속으로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쓱닷컴의 영업적자는 3분기와 비슷한 310억원으로 추정한다"면서 "신세계건설의 적자는 3분기 485억원 보다 확대된다고 가정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마트의 주가는 역사적 저점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김 연구원은 "할인점 규제 완화, 건설업 리스크 해소 등이 이뤄지면 이마트 주가는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CJ ENM은 자회사인 피프스시즌과 티빙의 적자폭이 개선될 것이라는 이유로 목표주가가 올랐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피프스시즌과 티빙의 지난해 합산 적자는 23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는데 올해는 1200억원까지 축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콘텐츠 제작과 납품이 재개되고, 티빙의 요금제 인상 효과도 나타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피프스시즌은 2022년 CJ ENM이 인수한 미국 기반 콘텐츠 제작사다. 지난해 할리우드 파업으로 콘텐츠 납품이 지연되며 적자가 확대됐다. 한국투자증권은 CJ ENM의 목표 주가를 기존 7만7000원에서 8만6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