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 Y RWD. 사진=신용현 기자
테슬라 모델 Y RWD. 사진=신용현 기자
겨울철 눈이 내리는 날이면 운전자들은 미끄러운 노면 때문에 바짝 긴장한다. 전기차 차주들은 신경 쓰이는 게 하나 더 있다. 줄어든 주행거리다. 특히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는 추운 날씨엔 주행거리가 뚝 떨어져 "겨울에 타보고 사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테슬라 모델 Y RWD. 영상=신용현 기자
테슬라 모델 Y RWD. 영상=신용현 기자
지난 16~17일 시승한 테슬라 모델Y 후륜구동(RWD)은 LFP 배터리가 장착됐다. 영하의 날씨에 눈까지 내리는 날 서울 도심에서 충남 아산의 천안아산역까지 약 250km 구간을 주행했다.

모델Y RWD의 국내 공인 주행가능거리는 상온 복합기준 350km이다. 저온에선 277km로 줄어든다. 추운 날씨에 실내 온도를 22~24도로 설정해 히터를 작동시켰고, 무선 충전 중인 스마트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해 일상 운전과 비슷한 상황을 연출했다. 엔진 열을 이용할 수 없는 전기차 특성상 히터를 작동하면 추가로 배터리가 소모돼 주행거리는 더 줄어든다.

외관은 기존 모델Y와 같다. 가격은 모델Y 롱레인지(7800만원대)보다 2000만원가량 저렴한 5699만원이지만 별도 레터링이 없어 별다른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안개등이 사라진 테슬라 모델 Y RWD. 영상=신용현 기자
안개등이 사라진 테슬라 모델 Y RWD. 영상=신용현 기자
전면부를 살펴보면 차이가 드러난다. 안개등과 초음파 센서(USS)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주행 중 차간 거리 유지와 차량 주변 물체를 감지하는 데 사용되는 초음파 센서는 내장된 카메라가 대신한다.
테슬라 모델 Y RWD 실내. 영상=신용현 기자
테슬라 모델 Y RWD 실내. 영상=신용현 기자
실내 공간은 테슬라 특유의 심플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운전석 앞 스티어링 휠(운전대)과 중앙에 15인치 터치 디스플레이가 전부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테슬라 모델 Y RWD. 영상=신용현 기자
테슬라 모델 Y RWD. 영상=신용현 기자
테슬라 모델 Y RWD. 영상=신용현 기자
테슬라 모델 Y RWD. 영상=신용현 기자
주행을 시작하고 10분도 채 못 가 멈춰야 했다. 계기판이 없어 현재 속도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 역시 시선에서 멀리 있어 보면서 운전하기엔 위험하게 느껴졌다. 결국 촬영용 거치대에 스마트폰을 연결해 티맵을 실행시켰다. 운전대 앞에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라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테슬라 모델 Y RWD. 영상=신용현 기자
테슬라 모델 Y RWD. 영상=신용현 기자
고속도로에 진입해 기어 레버를 두 번 아래로 내려 오토파일럿 기능을 실행해봤다. 차선을 유지하며 사용자가 설정한 속도로 부드럽게 주행했다. 다른 차선에서 차량이 넘어오자 자동으로 속도를 낮췄는데 쏠림 없이 안정적으로 감속했다.

차량이 늘어나면서 설정보다 낮은 속도로 주행하자 디스플레이에선 다른 차선으로의 이동을 추천했다. 추천 방향으로 방향지시등을 켜자 천천히 차선을 변경했다. 운전자 승인 없이도 차선을 자동 변경하던 기존 테슬라와는 다르지만 운전자가 개입해 오히려 안전하게 느껴졌다.

주행 중 디스플레이에는 핸들을 살짝 움직여 달라는 알림이 떴다. 분명 핸들을 쥐고 있는데도 손을 놓고 탄다고 인식한 모양이다. 핸들을 꽉 쥐어보기도 하고 살짝 흔들어주며 주행을 이어갔다. 좀 더 강한 힘으로 핸들을 흔들자 오토파일럿 기능이 해제돼 재설정해야 했다.

정숙성은 다소 아쉬웠다. 핸들을 꽉 쥐어서인지 노면 충격이 핸들로 고스란히 느껴졌다. 도로가 움푹 패인 구간을 지날 때 차체 밑에서 느껴지는 충격이 그대로 전달됐다.
테슬라 모델 Y RWD. 영상=신용현 기자
테슬라 모델 Y RWD. 영상=신용현 기자
가속력은 전기차답게 우수했다. 가속페달을 꾹 밟으니 빠르게 반응해 치고 나가야 하는 순간에 빠르게 앞으로 나갔다. 모델Y RWD의 제로백(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6.9초다.
테슬라 모델 Y RWD. 사진=신용현 기자
테슬라 모델 Y RWD. 사진=신용현 기자
100% 충전된 상태에서 출발해 총 242km를 주행한 결과 평균 143Wh/km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비 계산법인 1000을 주행거리계의 에너지 수치(143)로 나누면 6.99km/kWh가 나온다.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공인 전비 5.1km/kWh보다 높았다.

잔여 배터리 양은 30%. 운전자 주행 습관에 따라 이동거리는 달라지겠지만 한 겨울에도 300km는 주행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모델Y RWD의 차체 크기는 전장 4750mm, 전폭 1920mm, 전고 1625mm, 휠베이스 2890mm이다. 현대차 아이오닉5보다 약간 크다. 아이오닉 5는 전장 4635mm, 전폭 1890mm 전고 1605mm로 길이가 모델Y보다 115mm 짧지만, 휠베이스는 3000mm로 110mm 더 길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