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한계기업 '정치인 테마株' 편승 노려…현금자산 메마른 종목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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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선 앞두고 정치인 테마株 기승

옷깃만 스쳐도 정치인 테마로 묶여
정치인 테마, 대주주 차익실현 등 악재 넘쳐

한계기업 자금조달 창구로 활용하기도
현금성 자산, 전환사채 만기일 등 확인해야
지난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 마련된 제22대 총선 대비 공명선거지원상황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 마련된 제22대 총선 대비 공명선거지원상황실. /사진=연합뉴스
정치인 테마는 올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뜨거운 테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유력 정치인과 혈연·학연·지연·혼맥 등으로 얽히기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니는 종목도 있다. 실적보단 테마로 주가를 띄우기 쉽단 이유에서다. 하락장에 지친 투자자도 단기간 높은 수익률을 노리고 테마주에 몰려가고 있다. 인맥이 직간접으로 얽혀 있는 정치인 테마주는 실체가 없다보니 개인 투자자가 결국 손실을 떠안는 구조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테마주 열풍과 잇따른 주가조작 사태로 코스닥 조회공시 건수가 70% 이상 급증했다. 코스닥시장 조회공시는 2022년 60건에서 지난해 103건으로 71.7%(43건)나 급증해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유가증권시장 조회공시도 49건에서 60건으로 24.5%(12건) 늘었다.

주가 오르자 대주주 차익실현…임직원 인맥 조사도

증시에서 주도주가 사라지자 테마주가 기승을 부린다. 연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테마주로 불리던 동신건설이 이 대표의 피습 소식과 함께 상한가로 치솟았다. 동신건설은 본사가 이 대표의 고향인 안동에 있단 이유로 이재명 테마주로 묶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배우 이정재의 동창모임 저녁 식사가 알려진 이후 대상홀딩스우는 지난해 7연상을 기록하더니 7000원대 불과하던 주가는 현재 3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정재 연인이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다.

문제는 실체 없이 급등한 주가를 틈타 최대주주 등 회사 내부 관계자가 지분 매각에 나서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동훈 테마주로 묶인 대상홀딩스우가 지난해 5배 넘게 급등하자 임창욱 대상홀딩스 명예회장은 보유 중이던 대상홀딩스우 주식 2만8688주와 대상우 주식 4만3032주를 장내 매도해 21억5800여만원을 손에 넣었다.

정치인 테마주는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 무관한 투기 종목이란 것을 모두가 안다. 그러나 주가가 급격히 오르기 때문에 단기 매매로 차익을 보려는 투기 세력이 몰린다. 일부 종목들은 정치인 테마에 엮이기 위해 주요 임원들의 고향이나 인맥 관계를 조사하기도 한다. 실제로 한 코스닥 상장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당시 같이 일했던 인물을 사외이사로 섭외하는 등 정치인 테마주에 편승하려는 정황도 있다.

주로 한계기업, 정치인 테마 편승 안간힘

정치인 테마에 편승하려는 종목들은 주로 한계기업이란 공통점이 있다. 보유 현금이 말라가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주가를 올려 증자나 전환사채(CB) 등 메자닌 발행을 타진하거나 유상증자 등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곳들일 가능성이 높다.

만기를 앞둔 CB를 주식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테마를 이용하기도 한다. 단기간에 주가를 끌어올려 주식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들 입장에선 실적 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보단 테마를 통한 주가 띄우기가 더 쉽다. 이러한 종목들은 현금성 자산이나 CB 등 메자닌 만기일 등을 꼭 확인해야 한다.

정치인 테마주는 테마성 재료가 사라지면 급락한다. 앞서 자본시장연구원은 16~19대 대선에서 정치인 테마주 60종목을 분석한 결과 선거가 끝난 뒤 평균 5일 후면 후보의 승패와 상관없이 대체로 주가가 하락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20대 대선 정치인 테마주는 선거가 본격화하면서 상승했지만, 선거일 기준 13~24 거래일 전부터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도 나타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한계기업이 적극적으로 정치인 테마에 편승하려고 하는데, 정치인 테마주를 만들어 유포하는 세력들은 작전주 세력과 연관돼 있을 수 있다"면서 "정치인 테마주는 대주주 등 회사 내부자의 차익실현, 자금조달 등 주가 급락을 야기하는 악재도 많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