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권 없어 검찰에 공소제기 요구…공수처 출범 이후 첫 반송 사례
검찰, 감사원 공무원 뇌물사건 공수처로 반송…"추가 수사 필요"(종합)
검찰이 감사원 3급 간부 뇌물수수 사건을 추가 수사하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돌려보냈다.

공수처가 공소 제기를 요구한 사건을 검찰이 반송한 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은 12일 "공수처로부터 송부받은 '감사원 고위공무원의 뇌물 수수 등 사건' 관계 서류와 증거물 일체를 다시 공수처에 이송했다"고 밝혔다.

사건을 형사5부(이준동 부장검사)에 배당해 공수처가 보내온 수사 기록의 증거관계와 법리를 검토한 결과, 현재까지의 수사 결과만으로는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에 사실관계에 대한 증거 수집과 관련 법리에 대한 검토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공수처의 법률적 지위와 성격을 고려하면 검찰에서 혐의를 재검토하고 판단·결정하기보다는 공수처에서 추가 수사를 진행해 증거를 수집하거나 법리를 재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공수처가 추가 수사 결과를 다시 보내오면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공수처는 지난해 11월 감사원 3급 간부 김모씨와 김씨가 운영하는 A 주식회사의 명목상 대표이사였던 B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공소제기를 요구했다.

공수처법상 감사원 3급 이상 공무원의 수뢰 혐의는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 범죄에 해당하지만, 기소권은 검찰에 있다.

공수처의 기소 권한은 대법원장·대법관·검찰총장·판사·검사·경무관 이상 경찰 공무원 등으로 제한돼 있다.

김씨가 2013년 2월 전기공사 업체를 차명으로 설립해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감사 대상 건설·토목 기업으로부터 전기공사 하도급 대금 명목으로 15억8천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뒤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것이 공수처 수사 결과다.

2021년 10월 감사원이 김씨의 비위 정황을 적발해 수사를 의뢰하면서 공수처 수사가 시작됐다.

이듬해 2월 수사를 개시한 공수처는 지난해 11월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김씨가 상당수 공사에 개입했음을 인정할 직접 증거가 부족하고 뇌물 액수와 관련해서도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이후 추가 구속영장 청구 없이 공수처는 검찰에 공소 제기를 요구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지었다.

이 사건은 공수처가 2021년 1월 출범한 이후 검찰에 공소 제기를 요구한 다섯 번째 사건이다.

앞서 공수처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채용 비리 사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의 계엄 관련 문건 서명 강요 사건, 김석준 전 부산시 교육감의 해직교사 채용 비리 사건을 수사해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했다.

이 가운데 송 전 장관 사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