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하마스 제거 때까지 가자 남부 작전 강화"
이스라엘-헤즈볼라 충돌 지속으로 확전 위험 계속
팔 주민 대피령 지역 확대…피란민, 가자지구 3분의 1에 쏠려
확전 막으려 이스라엘 간 블링컨, 공격 완화·전후 계획 촉구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지하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전쟁이 역내 분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또다시 이스라엘을 찾아 가자지구 민간인의 추가 희생을 피하고 전후 가자지구 재건에 있어 팔레스타인 온건파와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미국은 서둘러 긴장 완화를 위한 노력에 나섰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가자지구 민간인의 추가 희생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이스라엘에 전후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 온건한 팔레스타인 지도자들과 협력할 것을 촉구하고,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포함해 역내에 항구적이고 지속 가능한 평화 보장 방안의 필요성을 거듭 밝혔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지도자들이 부패하고 무능하며 자국에 적대적이라는 이유로 전후 가자지구 통치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전시 내각 각료들과 잇따라 면담하고 분쟁의 역내 확산을 피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광범위한 논의를 이어갔다.

가자지구 북부 주민을 귀가시키기 위한 유엔 주도의 상황 평가에도 합의했다.

블링컨 장관은 전쟁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6일부터 튀르키예, 그리스,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방문한 뒤 이날 이스라엘을 찾았다.

블링컨 장관의 이번 이스라엘 방문은 지난해 10월 7일 전쟁 발발 이후 4번째다.

확전 막으려 이스라엘 간 블링컨, 공격 완화·전후 계획 촉구
블링컨 장관은 또 전후 이스라엘에 역내 국가들과 융화를 확대할 기회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난 블링컨 장관은 사우디가 여전히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 수립에 관심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이 같은 노력에도 역내 긴장 수위는 낮아지지 않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블링컨 장관을 만나 하마스 지도부를 찾고 인질들을 구출할 때까지 가자지구 남부 최대도시 칸 유니스에서 작전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또 이날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 드론부대 책임자 알리 호세인 부르지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일촉즉발의 긴장 속에 8일 헤즈볼라 정예 라드완 부대의 고위급 지휘관 알타윌이 폭사한 데 이어 이날 공군부대 지휘관 부르지까지 숨지면서 양국 국경의 긴장도 한층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헤즈볼라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부르지) 지휘관은 적의 주장처럼 암살 시도를 받은 적 없다"면서 이스라엘 측 주장을 부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처럼 양측의 충돌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위기에 놓이면서 레바논 남부에서도 주민 수만 명이 피란 행렬에 나서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9일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군이 지상군 작전 지역을 북부에서 남부, 최근에는 중부까지 확대하면서 가자지구 면적의 60%가 대피 명령을 받아 민간인이 살 수 없는 곳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의 85% 이상인 약 190만명이 원래 살던 곳을 떠나 피란민이 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자지구 3분의 1가량에 해당하는 얼마 남지 않은 안전지역에 엄청난 수의 피란민들이 몰려들면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도 계속 악화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후 중동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한 공격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이래 이라크와 시리아 내 미군 기지가 127차례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