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시즌 서울 시내 대형 전시장들에서 '블록버스터'형 유료 전시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른바 '인증샷' 찍기 좋은 전시들부터 현대 미술사의 주요 작가를 소개하는 전시들까지 다양하게 열려 취향에 맞춰 골라볼 수 있다.

옵아트 선구자·김기창 성화…대형 전시장의 다양한 전시들
서울 성수동의 전시장 서울라이티움에서는 독일 작가 크리스토프 루크헤베를레(51)의 개인전이 진행 중이다.

350평 규모의 대형 전시장을 6개 주제관으로 나눠 회화와 설치 작품, 판화 등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한다.

전시작들에서는 병치와 반복이 두드러진다.

똑같은 이미지를 반복하기도 하고 하나의 이미지를 다양한 색과 패턴으로 변주해 반복하는 식으로 정지된 이미지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같은 이미지를 종이, 캔버스, 벽지에 표현해 다른 느낌을 주는 것도 작가의 특징이다.

또 평면 이미지가 캔버스 밖으로 확장돼 벽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조각이나 설치 작품이 되기도 한다.

작가는 이를 두고 "하나의 이미지라도 매체 변화로 인해 다른 느낌의 작품이 된다"면서 "매체가 달라지면서 생기는 새로운 기회가 내 작업의 큰 주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전시 기간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에는 관람객이 무선 헤드폰을 착용하고 작품 감상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정된 음악을 들으며 전시를 볼 수 있는 '사일런트 나이트'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전시는 3월3일까지.
옵아트 선구자·김기창 성화…대형 전시장의 다양한 전시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에서는 옵아트(옵티컬 아트. 착시 현상을 이용해 리듬감과 조형미를 느끼게 하는 예술)의 선구자인 헝가리 태생의 프랑스 작가 빅토르 바자렐리(1906∼1997) 전시가 열리고 있다.

바자렐리는 원래 의학을 공부했지만 데생과 드로잉을 배우고 헝가리의 바우하우스로 불리는 뮤힐리 아카데미에 들어가면서 작가의 길을 걷게 된다.

1930년 프랑스 파리로 이주해 그래픽 디자이너와 상업 디자이너로 일했고 추상미술 작가로도 성공을 거뒀다.

1959년 프랑스로 귀화한 그는 1982년 조국인 헝가리에 작품을 기증했고 1986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바자렐리 뮤지엄이 문을 열었다.

4월21일까지 계속되는 전시는 헝가리 국립 부다페스트 뮤지엄과 바자렐리 뮤지엄이 소장한 200여점을 통해 옵아트 뿐만 아니라 작가의 작품 세계 전반을 소개한다.

옵아트 선구자·김기창 성화…대형 전시장의 다양한 전시들
서울 부암동의 서울미술관에서는 운보 김기창(1914∼2001) 화백의 성화를 모은 '더 라이프 오브'전이 열리고 있다.

신약성서의 주요 장면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운보의 '예수의 생애' 30점 모두를 공개하는 전시다.

한국전쟁 당시 군산으로 피난을 떠났던 시기 그린 그림들로, 갓을 쓰고 두루마기를 입은 예수의 모습이 이채롭다.

오전 11시와 오후 1시, 3시 하루 3차례 온라인 예약자 30명이 관람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전시는 2월25일까지.
서울 건대입구 CXC 아트뮤지엄에서는 19일부터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이 시작된다.

세계 최대 아동도서 박람회인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매년 열리는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수상작들을 소개하는 전시다.

지난해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선정된 '올해의 일러스트 작가' 80명의 원화작품 400여점을 볼 수 있다.

전시는 4월21일까지.
옵아트 선구자·김기창 성화…대형 전시장의 다양한 전시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