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표 교통 정체 지역인 동작대로에 왕복 4차선 지하터널이자 대심도 빗물터널인 ‘이수~과천 복합터널’이 이르면 2030년 문을 연다. 교통 혼잡도를 완화하고 침수 피해를 예방하는 전국 최초의 다기능 터널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수~과천, 정체·침수 막는 '복합터널' 뚫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서울시청에서 이수과천복합터널㈜의 대표사인 롯데건설의 박현철 대표와 ‘이수~과천 복합터널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박일하 동작구청장, 전성수 서초구청장, 신계용 과천시장이 참석했다.

이수~과천 복합터널은 서울 동작구 동작동(이수교차로)과 경기 과천시 과천동(과천대로)을 잇는 구간에 5.61㎞의 왕복 4차선 도로터널과 3.3㎞ 길이의 빗물 터널을 짓는 사업이다. 2025년 공사에 들어가 2030년께 터널을 개통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계획에 따르면 이 터널은 상습 정체 지역인 지하철 2호선 사당역 인근 사당교차로를 관통한다. 경기 남태령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차량, 강남순환도로에서 사당IC를 빠져나온 차량 등이 합류하는 곳으로 교통 체증이 심한 구역이다. 전기현 서울시 도로계획과장은 “터널이 뚫리면 하루평균 5만 대의 차량이 지하로 분산돼 지상도로의 차량 정체가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완공되면 사당 지역 일대의 고질적 침수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교차로와 사당사거리를 잇는 3.3㎞ 구간에 장마철 빗물을 보관했다가 하천으로 빗물을 방류할 수 있는 대규모 빗물터널을 함께 짓기 때문이다.

빗물저류배수시설은 최대 42만4000㎥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데, 이는 시간당 95~100㎜(50년 확률빈도) 폭우를 견뎌내는 수준이다. 당초 30년 빈도의 폭우를 기준으로 저류배수시설을 건설하기로 했지만, 최근 기상이변으로 인한 침수 피해가 잇따르면서 50년 기준으로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을 반영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이 중 지하철 2호선 사당역에서 이수역 방향 0.5㎞ 구간에는 ‘복합터널’이 건설된다. 지하 도로와 빗물 터널이 분리된 2.8㎞ 길이의 구간과 달리 복합터널은 빗물 터널 위에 도로가 있는 형태다.

최연호 서울시 치수안전과장은 “100년 혹은 200년 빈도의 폭우가 쏟아지는 위기 상황에 대비해 도로터널 전체를 빗물저류시설로 활용하는 초기 계획에 따라 복합터널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출퇴근길 통행 여건을 개선하고 사당·이수 지역의 침수 피해를 예방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구상이다.

2017년부터 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추진됐던 이번 사업은 지난 9월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2021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수과천복합터널(롯데건설 등 9곳)이 이번 협약을 통해 사업시행자로 지정됐다. 총사업비는 약 5800억원이다. 사업시행자가 사업비의 절반가량을 부담해 시설을 건설한 다음 소유권을 시에 이전하고, 30년간 시설관리운영권을 부여받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으로 추진된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