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욱 한국직업개발원(KFO) 대표.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백성욱 한국직업개발원(KFO) 대표.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앞으로 누구나 일자리를 얻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구축하고 싶어요."

지난 14일 서울 성동구 KFO한국직업개발원에서 만난 백성욱 대표(사진)는 이같이 말했다. 2009년 창업한 그는 직업교육을 통해 청소년·청년·중장년·장애인이 자신과 가족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는 평생 직업인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올해 고용노동부 장관상, 서울시장 상을 포함해 총 4개 기관으로부터 상을 받았다. 일자리 창출 우수 기업으로 선정되면서다. 백 대표는 사무실에 걸려있던 상패를 소개하며 "올해 어쩌다 보니 상복이 터졌다"며 웃어보였다.

백 대표에게 올해는 특히 의미 있는 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플러튼시와 일자리 제공을 위한 플랫폼 구축 업무협약(MOU)을 맺으면서다. 그는 이번 협약이 플러튼시 내에서 양질의 노동력이 필요하다는 고민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했다.

플러튼시는 한인 시장이 최초로 탄생했을 정도로 한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한국인들의 근면 성실함을 눈여겨본 현지 기업들 중심으로 한국인 노동력 수요가 높은 편이라고 한다. 이에 백 대표는 플랫폼을 구축해 플러튼시 내의 한인 교포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기업에는 글로벌 인재를 고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목표다.

백 대표는 "현지에서 한국인이 다른 민족들에 비해 성실하다고 정평이 나 있다"며 "일자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하이서울기업협회가 인증한 우수 강소기업 내에서 발생하는 프로젝트 단위 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성욱 한국직업개발원(KFO) 대표.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백성욱 한국직업개발원(KFO) 대표.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백 대표는 장애인 일자리 구축에도 관심이 높다. 그는 2017년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온라인 브랜드 매니저' 직업을 개발해 서울시가 주관하는 청년 일자리 민관협력 사업 수행기관에 최종 선정된 경험도 있다.

그중에서도 비대면 온라인을 통한 일자리 제공에 관심이 많은 그는 최근 만든 '약자 동행 에듀테크 플랫폼'이 서울시 실증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메타버스를 통해 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게 핵심이다.

백 대표는 현재 장애인 일자리가 단순노동에 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소통 문제 때문에 단순노동조차도 못 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장애인 고용 수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에 대한 편견과 이해 부족 탓이다.

그는 "미국에서도 장애인 일자리 중에 제일 좋은 게 '바리스타'였을 정도로 일자리가 없었고, 디지털 업무는 전무했다"며 "우리가 장애인 온라인 브랜드 매니저를 만들었는데, 장애인도 집에서 PC만 있으면 업무가 가능했다. 일할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 장애에 대한 편견이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약자 동행 에듀 테크 플랫폼을 직접 개발해 특허를 내게 된 계기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백 대표가 만든 플랫폼에는 시각, 청각, 발달 장애 등 장애 유형을 세세하게 분류하고, 그들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나열했다.

또 업무 재교육, 고용 등을 모두 플랫폼에서 해결해 능력에 따라 승진하고 월급도 올려받을 수 있는 체계도 갖출 계획이다. 특히 그는 해당 플랫폼에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했는데, 공간을 활용해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백 대표는 "메타버스 세상에서는 장애를 초월하는 공간이다. 장애가 없는 무장애 공간이다. 내가 장애가 있는지 없는지, 메타 휴먼을 통해서는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내가 신기술을 강조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메타버스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직무별로 같이 움직이고, 커피도 마시고 하면서 소통의 기회를 늘리는 것"이라며 "메타버스를 통한 실감형 일자리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