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예박물관 '만년사물'전

국내 금속공예 분야의 유일한 작가상인 '올해의 금속공예가상' 역대 수상자 18명의 작품을 한데 모은 '만년사물'전시가 19일 서울 안국동 서울공예박물관에서 개막한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주제로 한 전시는 단순히 작품 소개에서 그치지 않고 공예가의 일상과 작품 제작과정, 공예가들이 직접 만들어 사용 중인 기물들까지 두루 보여준다.

10년간 고려아연 후원한 '올해의 금속공예가상' 18명 작품 전시
'제작환경을 생각하다' 섹션에서는 여러 생활환경에서 생활하는 금속 공예가들이 각자의 상황에 맞춰 직접 만들고 일상에서 쓰는 물건들을 볼 수 있다.

교외의 집에서 생활하는 심현석은 조경도구, 문구류, 조리도구 등 생활 속에서 쓰는 다양한 물건을 직접 만든다.

전시에서는 흙삽과 망치, 정원용 주전자, 과도, 계량스푼·컵 등을 볼 수 있다.

도심 주택에 사는 현광훈은 카메라, 시계, 연필깎이 등 기계장치가 필요한 사물을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기계장치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 작동원리를 보여주고 물건의 안팎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작가의 특징이다.

공장지대에 작업실이 있는 박성철은 금속판을 망치로 두드리고 다듬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이런 방식으로 만든 커피 스쿱, 둥근 접시, 꽃병 등을 전시에서 소개한다.

10년간 고려아연 후원한 '올해의 금속공예가상' 18명 작품 전시
공예는 평범한 일상을 좀 더 새롭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일상에 기여하다' 섹션에서는 이런 역할에 충실한 금속공예 기물들을 보여준다.

수많은 망치질로 구현된 주전자와 화병(김동현), 조명과 촛대(김석영), 판재로 만든 의자와 촛대(김현성), 화병과 소반(박미경), 은사를 세밀하게 엮어 만든 샹들리에와 망치 성형기법으로 만든 아이스 버킷(주소원) 등이다.

'되살리고 덜 버리다' 섹션에서는 쓸모를 다한 사물들을 이용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박지은은 다 쓴 타투(문신) 잉크 튜브를 이용한 조명, 다 쓴 틴케이스를 재활용한 브로치를 선보이고 홍지희는 목공예가의 작업실에서 갈라져 못 쓰게 된 목기를 나무 브로치로 만들어낸다.

10년간 고려아연 후원한 '올해의 금속공예가상' 18명 작품 전시
전시에서는 이밖에 김신령, 김연경, 원재선, 이영주, 천우선, 한상덕의 작품을 볼 수 있다.

'KZ프로젝트'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기업 차원에서 금속공예 분야를 꾸준히 지원하는 고려아연을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고려아연은 종합 비철금속 제련기업이라는 사업 특성과 연계해 '올해의 금속공예가상'을 후원하고 있다.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서도식 금속공예가의 요청으로 2013년 상 창설 때부터 후원을 시작한 이래 10년째 운영비와 상금 등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2023 올해의 공예상' 매개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KZ프로젝트'의 'KZ'는 고려아연의 영어 명칭인 'Korea Zinc'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격년으로 열릴 예정이다.

전시는 내년 3월10일까지. 무료 관람.
10년간 고려아연 후원한 '올해의 금속공예가상' 18명 작품 전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