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선교사로 입국…포항서 고아원, 양로원, 진료소 건립
한평생 어려운 이웃과 함께…프랑스 출신 남대영 신부 동상 설치
가난한 이웃을 돌보는 데 평생을 바친 프랑스 출신 천주교 신부 루이 델랑드(한국명 남대영) 신부를 기리는 동상이 경북 포항에 들어섰다.

14일 포항시에 따르면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4대리교구와 포항시립미술관 등은 최근 포항 철길숲에 남대영 신부 청동 전신상을 세웠다.

조각을 맡은 고수영 작가는 남 신부가 고아를 안고 있는 190㎝ 높이의 청동 전신상을 만들었다.

1895년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태어난 남 신부는 파리 외방 전교회 소속으로 1922년 사제가 된 뒤 일제 강점기였던 1923년 선교사로 한국에 들어왔다.

그는 영남권 여러 곳에서 근무하던 중 1935년 예수성심시녀회를 설립했고 1936년 병든 할머니 한 명과 고아 두 명을 받아들여 성모자애원을 설립했다.

이후 포항에 정착한 그는 6·25 전쟁 즈음에 고아원, 양로원, 무료진료소 등을 건립해 가난한 이웃을 돌보는 일에 힘썼고 한센병 환자 진료소도 설치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건설로 송정동 바닷가에서 현재 대잠동 포항성모병원 뒤편으로 수녀원으로 옮긴 후에도 고통받는 주민을 위해 사랑을 실천하는 데 온몸을 바쳤다.

그는 이런 공로로 1962년 한국 정부로부터 문화훈장 국민장, 1969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최고 훈장을 받았다.

대한민국과 포항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모든 것을 바친 남 신부는 1972년 타계해 현재도 포항에 잠들어 있다.

포항시는 신부의 희생정신을 높이 사 2013년 포항을 빛낸 인물로 선정했고 입국 100주년을 맞아 조형물을 건립해 많은 시민이 찾는 철길숲에 세웠다.

시 관계자는 "신부님의 사랑과 봉사에 대한 메시지를 알리고 시민의 역사적 자긍심을 높이고자 조형물을 제작·설치했다"고 설명했다.

한평생 어려운 이웃과 함께…프랑스 출신 남대영 신부 동상 설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