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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정성·수익성 두 마리 토끼 잡은 CME, 내년에도 고공행진 전망 [글로벌 종목탐구]
'성장하는 배당주'로 꼽힌 CME그룹
배당수익률·주가상승세 모두 고공행진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
워런 버핏이 가장 존경하는 투자자인 존 보글(1929~2019)이 남긴 투자 철칙이다. 분산 투자를 통해 위험을 낮추는 동시에 수익성을 개선하라는 조언이다. 자산운용사 뱅가드의 창립자 겸 초대 최고경영자(CEO)였던 보글은 이 철칙을 바탕으로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를 전 세계에 퍼뜨렸다.

보글의 철칙처럼 세상 모든 상품과 연관된 기업이 있다. 시카고거래소그룹(CME) 이야기다.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이자 북미 최대 상품거래소로 등극한 CME은 수익성과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주가는 올 들어 고공행진하고 있다. 배당수익률도 국채 금리를 앞질렀다. 수익성과 안정성 고루 갖춘 '성장하는 배당주'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주가·배당 모두 상승세
올 초부터 11일(현지시간)까지 CME의 주가는 28.11% 상승했다. 다른 배당주와 비교해도 월등한 성과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배당주인 금융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파이낸셜 셀렉트 섹터 SPDR 펀드(XLF)'의 수익률은 6.29%에 그쳤다. 'SPDR S&P 은행 ETF(KBE)'는 -4.45%를 기록했다. 지난 10년간 수익을 비교해도 CME그룹의 주가 상승률(309%)이 KBE(63%)와 XLF(155%)를 압도한다.
올해 안정성·수익성 두 마리 토끼 잡은 CME, 내년에도 고공행진 전망 [글로벌 종목탐구]
CME그룹의 배당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CME그룹은 올해 분기별로 네 차례에 걸쳐 1.1달러씩 현금배당을 시행했다. 여기에 지난달 특별배당으로 주당 5.25달러씩 주주들에게 분배했다. 12개월 평균 배당수익률은 22.76%에 달한다. 지난 3년간 배당수익 성장률은 14.7%, 5년은 7.15%에 달한다.

CME그룹이 배당금을 넉넉하게 뿌릴 수 있는 이유는 높은 마진 덕분이다. 거래소 특성상 설비투자(CAPEX)에 드는 비용이 거의 없다. 매년 당기 순이익률이 40%대를 웃돌았다. 2019년 44.8%였던 순이익률은 지난해 52.8%까지 증가했다. 인수합병(M&A)을 하지 않는 이상 비용이 급증할 일도 없다. 덕분에 CME그룹은 2013년부터 10년간 매년 특별배당을 시행할 수 있었다.
올해 안정성·수익성 두 마리 토끼 잡은 CME, 내년에도 고공행진 전망 [글로벌 종목탐구]
◇북미 상품 시장 독점적 지배
CME그룹이 약진하는 배경엔 시장 지배력이 있다. 북미 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상품은 CME그룹을 거쳐 간다. 금리부터 환율 등 금융상품부터 금속, 원유 등 원자재 선물과 농산물 선물을 취급한다. 북미 지역 트레이딩을 모두 독점한 덕에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로 등극했다. 지난달 하루 평균 거래량은 2830만 건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CME그룹은 크게 네 가지 거래소로 구성된다. 금리 선물, 주가 지수 선물, 외환 선물 등을 거래하는 시카고상업거래소(CME)를 비롯해 농산물 선물을 취급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각종 에너지 및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을 거래하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 금, 은 등 금속 원자재를 거래하는 뉴욕상품거래소(COMEX) 등으로 이뤄져 있다.

북미 지역 최대 거래소에 등극한 CME그룹은 수익원을 다각화했다. CME의 매출은 거래 수수료 수익(31%)을 비롯해 지수 수익(19%), 시장 정보 판매 수익(12%), 원자재 선물 거래 수수료(26%) 등으로 이뤄져 있다. 방대한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수를 산출하고, 유동성이 적은 상품의 거래 데이터를 판매하며 수익성을 개선한 것이다.

◇침체에도 강한 방어주
시장에선 CME그룹의 주가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년에 미 중앙은행(Fed), 유럽중앙은행(ECB) 등 중앙은행이 통화 긴축을 추진하게 되면 시장 내 유동성이 증가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유동성이 증가하면 거래 규모가 늘어 수수료도 늘어난다.

경기침체가 도래해도 이를 방어하는 최적의 종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침체기가 도래하면 투자 수요가 성장주에서 배당주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이 경우 배당수익률이 높은 CME그룹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또 현물 시장의 위험성을 헤지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 CME그룹의 선물 수수료 수익이 증가한다.

올해 현금흐름도 전년 대비 6.5% 안정적으로 성장한 덕에 재정 위기 가능성도 낮은 편이다. 이에 따라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는 CME그룹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피치는 AA,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AA-, 무디스는 Aa3를 책정했다. 신용등급 기준으로 세계 상위 10개 기업에 드는 수준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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