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수행기관 환수 불응…공동모금회 "법적 대응 준비"
태안군 사업비 수탁 여부도 조만간 판가름 쉽지 않을 듯
태안 유류사고 피해복원 사업비 환수, 법정 다툼 간다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사고 피해 복원을 위해 삼성중공업이 기탁한 지역발전기금을 놓고 법정 다툼이 벌어질 예정이다.

6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태안군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이뤄진 복원사업비 배분금 환수 통보에 2천24억원을 배분받았던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은 153억원만 반납하고 정기예금과 운영비 5억2천만원은 반납하지 않고 있다.

조합 측은 정기예금을 당장 해지할 경우 50억원가량의 이자 손실이 발생한다며 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천43억원을 배분받은 재단법인 서해안연합회는 환수에 전혀 응하지 않고 있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지난달 허베이조합에 배분금 환수를 최종 촉구했으나 현재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어, 법무법인을 선임하고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며 "서해안연합회는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모금회를 상대로 배분금 환수 조치 및 계약 해지 무효소송을 제기해, 모금회도 법무법인을 통해 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분금 환수 조치는 허베이조합이 사업 초기부터 본부와 지부 간 갈등으로 사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못했고, 서해안연합회 역시 해양수산부 관리 감독에 협조하지 않거나 배분금 이자만으로 사업을 진행하며 인건비를 과도하게 책정하는 등 지속해 문제를 드러낸 데 따른 것이다.

태안 유류사고 피해복원 사업비 환수, 법정 다툼 간다
실제로 국민의힘 홍문표(홍성·예산) 의원이 지난 10월 국정감사를 위해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은 '서해안 기름유출사고 관련 출연금 집행내역'을 분석한 결과 두 수행기관에 배분된 3천67억원 가운데 4년간 사업비로 사용된 금액은 8.6%인 265억원에 불과했다.

홍 의원은 "특히 허베이조합의 경우 2020년에 29억5천989만원을 집행하면서 임직원 임금으로 절반에 가까운 12억3천872만원을 사용했다"며 "피해민들의 희생과 눈물로 어렵게 조성된 출연금이 투명하고 정당하게 피해 주민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정 다툼이 벌어지면 태안군이 지난 9월 공동모금회에 요청한 허베이조합 태안군지부 배분금 수탁 여부도 조만간 결정이 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허베이조합 태안군지부 기금은 1천527억원으로 추정된다.

태안 유류사고 피해복원 사업비 환수, 법정 다툼 간다
태안군은 피해 주민들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군이 직접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가세로 군수는 지난달 27일 군의회 시정연설을 통해 "배분금 수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와 유기적인 협력 채널을 가동하는 한편 배분금의 취지와 성격에 맞게 정상 집행될 수 있도록 특단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동모금회는 지방자치단체나 공익법인을 통한 피해복원 사업 추진에 대해 해양수산부·충남도의 의견을 들으며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중이다.

태안을 포함해 허베이조합에 관련된 서산시·당진시·서천군과 기금 수탁 등을 논의할 간담회도 열 예정이다.

3개 시·군은 일단 태안군 수탁 여부 결정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