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아래로 내려오는 상황…규제 완화 입장"
지명 후 첫 출근…"도심 내 소규모 주택 빠른 공급"
"3기 신도시 조기 착수…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박상우 국토장관후보 "규제 완화 입장…아파트 중심서 벗어나야"(종합)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부동산시장 규제 완화 정책과 비(非)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펴겠다는 방향성을 밝혔다.

박 후보자는 아파트에 집중된 공급 형태를 다양화해야 한다면서 "오랫동안 갖고 있던 아파트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박 후보자는 5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지금 부동산시장이 제가 판단하기에는 굉장히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상황이라 기본적으로 규제 완화의 입장을 갖고 시장을 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정부가 너무 시장에 깊이 개입하는 것이 결코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박 후보자는 주택 정책에 잔뼈가 굵은 정통 관료 출신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하락하던 2010∼2012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을 지내며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총괄했다.

이후 박근혜 정부 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으로 임명돼 문재인 정부에서 3년 임기를 마쳤다.

박상우 국토장관후보 "규제 완화 입장…아파트 중심서 벗어나야"(종합)
그는 최근 부동산시장 상황에 대해 "선행지표들이 안 좋은 신호들을 보여 조만간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많이 하고 계신다"고 짚었다.

이어 "(이런)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 3기 신도시를 조기에 착수해 빨리 공급한다든지 재건축·재개발 사업 중 지체되고 있는 것들을 빨리 진행시킬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전통적인 방법과 더불어 공급 형태를 다양화하겠다"고 밝혔다.

공급 형태 다양화 방안에 대해선 "도심에서 소규모로 다양한 형태의 주택들이 빠른 시간 내에 공급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해 방안을 찾아볼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오랫동안 갖고 있던 아파트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지난 30∼40년 동안 대한민국 국민들은 아파트 중심으로 내 집을 가져야 한다는 공통적인 정서를 갖고 있는데, 사실 집은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곳이면 된다"고 했다.

박 후보자는 "내 소득에 너무 지나치지 않은 지출 범위 내에서 가족이 단란하게 살 수 있는 터전이 집인데, 그런 집들이 많이 공급돼 누구나 자기 형편에 맞는 튼튼하고 좋은 집에서 살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들을 개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상우 국토장관후보 "규제 완화 입장…아파트 중심서 벗어나야"(종합)
정책 우선순위에 대해서는 "민생의 입장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켜 매매가격이든, 전셋값이든, 전세사기 문제든 부동산 때문에 억장이 터지고 가슴 답답한 일이 안 생기도록 막아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사기 문제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기본적 스탠스는 피해를 당한 분들에게 좀 더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이라며 "(전세) 시장의 투명성에 문제가 있고 거래 안정성이 아직 담보되지 못하는 구조적 결함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장기적으로는 이런 문제를 세심히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LH를 제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LH는 주택시장 안정과 주거복지, 지역개발에서 굉장히 큰 역할을 하는 기관인데, 요즘 들리는 이야기를 보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한다"며 "(다음주께 발표될) LH 혁신안과 더불어 제가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면 제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국토부를 떠난 이후 10년간 학교에서 강의도 하고 건설 현장과 부동산시장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며 "이런 경험을 (정책에) 녹여 잘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