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조직칩 개발 기업 멥스젠이 최근 세계 최초로 인체 조직을 자동으로 배양하는 미세생리시스템(MPS)자동화 장비 ‘프로멥스(ProMEPS)’를 출시했다고 7일 밝혔다. 실험동물을 대신하기 위한 생체 모델을 높은 재현율로 대량생산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생체조직칩·장기모사칩(Organ-on-a-chip)이라고 부르는 미세생리시스템은 인간 장기의 주요 조직 구조와 기능을 작은 칩 안에 모사하는 기술로 인체의 생리적 혹은 병리적 환경을 칩 내부에 구현하여 생리학 기초 연구부터 신약 개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구개발에 사용할 수 있다.대표적인 멥스젠의 생체조직칩 중 하나인 MEPS-TBC-WL은 혈관 내피세포와 3차원 형태의 주요 장기 세포들이 상호작용하도록 설계된 플라스틱 칩으로 뇌, 신장, 피부, 혈관 등을 비롯해 3차원 혈관화 종양 미세환경 구현과 오가노이드(Organoid) 대량생산 및 상품화를 위한 모델링도 가능하다.이번에 출시된 프로멥스에 MEPS-TBC-WL 칩 4개를 넣고 장비를 가동하면 장기 모델링을 위한 세포 주입, 세포 배양, 관류 형성 등 조직 장벽 배양 전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하고 완성된 조직의 품질도 측정한다. 프로멥스를 활용하면 세포 배양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높은 재현성과 품질의 장기 모델을 대량으로 배양할 수 있다.무엇보다 재현성이 높은 모델의 대량생산으로 인간 세포 기반 대용량 약물시험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체가능한 동물실험을 시작으로 동물시험에 이용되는 개체 수를 줄여 나가며 신약개발 과정이 ESG 측면에서 한 층 더 개선될 수 있으며, 종간 차이에서 비롯되는 동물실험의 한계를 극복하여 신약 개발 과정을 효율화 및 가속화하고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김용태 멥스젠 대표는 "글로벌 시장 최초로 통합적으로 신약 물질의 대용량 평가를 위한 자동화 시스템을 출시한 데 의의가 크다”며 “프로멥스 출시가 과거 동물에 의존해온 신약개발 실험의 패러다임에서 생체조직칩과 자동화 장비를 통해 높은 정확도와 재현성을 기반으로 배양, 모니터링, 평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시작하는 이정표가 되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멥스젠은 내년도 매출 본격화 및 글로벌 시장진출을 위해 본부장 2명을 신규영입 했다고 덧붙였다. IT솔루션 B2B 사업전문가인 민성재 전무는 최근 사업본부장으로 합류했다. 민 전무는 IBM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면서 공공·통신·미디어 산업담당 영업본부장, 컨설팅사업 리더 등을 역임했다. 멥스젠에 합류하기 전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클라우드·AI서비스 관련 B2B 기업사업을 총괄해온 전문가로 내년부터 생체조직칩 매출 본격화를 맡는다.전략기획본부장으로 영입된 이 상무는 제약바이오 및 산업재 분야를 두루 걸쳐 네오이뮨텍, 휴젤, 두산건설 등에서 IR총괄 및 딜로이트 컨설팅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전략적 제휴, 글로벌 인수합병, 달러채권발행 및 글로벌 연기금과 우량롱텀기관 투자 유치 등 다양한 전략기획 경험을 갖고 있다.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에이비온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바바메킵(ABN401)’이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의 신규 지원 과제로 선정됐다고 7일 밝혔다.기존 코드명 ‘ABN401’이었던 바바메킵은 최근 정식 명칭을 확정했다. 현재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중인 ‘바바메킵’은 사업단에서 주관하는 ‘2023년 제3차 국가신약개발사업 신약 임상개발 신규 지원 과제’에 최종 선정됐다.향후 2년간 총 7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는다. 회사는 이를 통해 ‘바바메킵’의 글로벌 임상 2상 완료 및 다음 단계 임상의 IND 승인까지를 목표하고 있다.에이비온의 ‘바바메킵’은 c-MET 돌연변이를 타깃하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이다. 에이비온은 ‘바바메킵’에 대해 지난 2018년 보건복지부로부터 7억원을 지원받아 비임상 연구과제를 수행했다. 이후 2020년 글로벌 임상 1상 연구에도 보건복지부 과제로 21억원을 지원받았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서 신약 개발 회사로의 대전환에 속도를 낸다. 다중항체 기술을 활용해 항암제를 개발하는 국내 스타트업 싸이런테라퓨틱스와 최대 1조원대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셀트리온은 항암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을 강화하기 위해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셀트리온은 항체 발굴 및 개발 전문업체 싸이런테라퓨틱스와 이중·삼중 항체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계약을 했다고 6일 발표했다. 다중항체란 서로 다른 여러 개의 항원에 동시에 결합하는 의약품을 말한다. 예컨대 하나의 약물이 면역세포와 암세포에 동시에 작용해 면역력을 강화하면서도 암세포를 공격하는 식이다.이번 공동연구는 셀트리온이 제시한 항원에 결합하는 3종 이상의 다중항체를 싸이런이 발굴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계약 기간은 3년이며 선급금 및 마일스톤을 포함한 계약 규모는 최대 1조1580억원이다.대구에 본사를 둔 창업 4년차 업체 싸이런은 우리 몸의 대표적 면역세포인 T세포 표면의 CD3 분자를 표적으로 하는 ‘T세포 연결항체 플랫폼(TCE)’을 보유한 기업이다. TCE 다중항체는 T세포를 통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치료제로, 혈액암 분야에서 최근 치료 효능이 입증되고 있다고 셀트리온은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4월 23억원을 투자해 싸이런 지분 20.1%를 사들여 관계사로 편입했다.이번 계약을 통해 공동연구로 발굴한 다중항체를 셀트리온이 사용할 경우 싸이런에 기술료를 지급하고 독점적 권리를 갖게 된다. 싸이런이 다중항체를 독점 사용하면 셀트리온이 기술료를 받는다. 셀트리온은 이번 계약을 통해 항암 파이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기업을 넘어 진정한 글로벌 대형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자체 보유한 기술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유망 바이오기업과 협력해 신약 개발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